정세균 국무총리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총장의 거취를 거론하면서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도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정 총리는 지난 2일과 3일 잇달아 방송에 출연해 윤 검찰총장에 대해 날을 세운 발언을 했다. 정책이 아닌 분야에 대해 행정부를 진두지휘하는 총리가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정 총리는 지난 3일 JTBC와 인터뷰를 갖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 건의하는 것도 고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그만두는 게 낫다는 의견을 대통령에 전달하겠다는 뜻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예"라고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윤 총장은 지금 검찰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지 구분이 안된다. 피해는 국민이 보니 총리로서 모른 척 하고 있을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주례회동에서 말할 수도, 전화로 보고드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주례회동에서 건의할 가능성도 예상돼 주목된다.

정 총리는 2일에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도 인터뷰를 가졌다. 이 때에도 윤 총장을 겨냥했다.

정 총리는 "제가 지휘하거나 감독하진 않지만 검찰도 행정부 일원인데, 행정부에서 국민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행정과 정치는 분명히 문화도 다르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이나 내용도 달라야 되는데, 마치 정치인이지 그냥 평범한 행정가나 공직자 같지가 않다"고 했다.

정 총리는 "국회는 어떤 입법을 할 때 정부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총장은 국회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며 "어제도 일간지 두 군데에다가 말씀하셨더라. 저는 이게 행정가의 태도인가 (의문스럽다),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리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중해야 한다”며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다. 윤 총장은 왜 국민이 그토록 검찰개혁을 열망하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검찰만이 대한민국 정의를 수호할 수 있다는 아집과 소영웅주의로는 국민이 요청하는 검찰개혁을 수행할 수 없다"며 "정말 자신의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 나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할 것이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정 총리가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존재감을 부각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대권 의지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다만 지지율은 현재 미미한 수준이어서 여권 대권 잠룡으로서 존재감은 낮은 상황이다. 

정 총리는 그동안 수차례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수차례 좌절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정세균 총리부터 직을 내려놓으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4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본인이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자신의 대선 경쟁자에 대해서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본인이야말로 총리직을 이용해서 전국 순회하고 언론광고 방송에 나가고 선심 행정, 선심 낭비 예산을 마구 편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