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구청장 성장현)이 주차위반 단속 행위를 부자동네와 서민 동네에 차별을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직접 용산구청을 상대로 수개월에 걸쳐 주차단속 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다.

본지는 상습적인 주간은 물론 심야 불법주차가 이뤄지고 있는 곳을 선별해 서울시와 용산구에 불법 주차 단속에 부촌과 서민촌에 단속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실태 확인에 나섰다. 

실태 확인을 위해 직접 대표적인 부촌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일대의 주.야간 불법주차 실태를 직접 신고하고 출동과 단속실태를 점검했다.

선별한 곳은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와 용산역 근처 철도회관과 철도기지창 주변 등 두 곳을 대비해 조사했다.

용산역 주변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용산역 유휴지를 이용한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무산된 이후 개발이 안돼 용산역 주변 등이 각종 제약 요인으로 개발이 지연돼 슬럼가다.

3일 오후 용산역 철도회관 주변.

본지는 이날 오후 5시~6시 경 용산역 철도회관 주변을 점검차 직접 찾앗다. 지난해부터 용산역 철도회관 내 사무소가 있는 전국철도노조를 찾았던 노조원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보가 있어왔다.

철도회관에서는 진보단체의 토론회나 포럼이나 전국철도노조 산하의 지하철공사, 지방의 도시철도공사 등 단위 노조들이 회의 등을 갖는 장소다.
철도회관 내 주차장이 철도노조 뿐 아니라 KTX 등 고속철도까지 이용해 주차장이 매우 협소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철도노조에 방문이나 철도 관기자들이 방문할 때 주차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철도회관 주변 이면도로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용산구는 CCTV를 이용해 수시로 주차단속을 나와 스티커를 발부한다. 

철도회관 뿐 아니다. 
개발되지 않은 주변 상가들도 점심시간 식사를 하러오는 손님들이 주차단속 때문에 발길을 하지 않아 더욱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용산역 인근에서 정육점을 겸한 식당은 코로나로 인해 영업 제한시간으로 애를 먹고 있는데 그나마 낮 시간대에는 단속차량 때문에 손님들이 차를 끌고 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저녁 8시 이후에도 시도때도 없이 단속을 나온다는 것이다.

반면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이곳은 용산역 철도회관 주변과는 전혀 딴판이다.

지난 1월 같은 시각에 찾았던 한남동 유엔빌리지. 유엔빌리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부자동네로 알려져 있다. 

유엔빌리지는 정몽구 정의선 부자는 물론 유엔빌리지 거주자들은 모두 자가용 차고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 회장 자택에는 차고지에 차량이 3~ 5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어느날 저녁 6시 경 유엔빌리지를 둘러봤다.

정몽구 정의선 회장 부자의 자택 주변은 담장을 따라 수십여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다. 모두 소방도에 불법 주차된 것이다.

정몽구 명예회장 자택 앞은 용산구와 용산소방서가 설치한 ''주차금지' 표지판이 무색하게 10여대 이상 차량이 줄지어 불법 주차돼 있다.

정의선 회장 자택 주변 역시 담장을 따라 100m 가량 차량이 24시간 40~50cm 간격으로 줄지어 서있다.

이들 차량은 모두 불법 주차 차량이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정 회장 부자의 자택을 지키기 위한 보안팀 소속 경호원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다.

이들은 정 회장 일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집회를 막기 위해 '주거소음 방지 캠페인' 명목으로 용산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내놓은 채 상시 대기하고 있다. 심야는 물론 새벽에도 주차돼 있다.

본지는 직접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1월부터 2월말까지 직접 불법주차 신고를 통해 단속행태를 점검했다.

서울시 지휘에 따라 관할 용산구청 주차단속팀이 출동한다. 

지난 1월 저녁 불법주차 실태 문제를 제기하자 용산구청과 용산소방서는 출동했다.
용산소방서는 소방도로이지만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으면 단속을 할 수 없다고 느긋한 대답을 했다.

용산구청은 단속을 나가서 계도 활동과 단속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본지가 직접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다시 유엔빌리지를 용산구청이 단속을 다녀갔다고 밝힌 2시간 뒤인 저녁 7시~8시 경 다시 찾았다.

정몽구 회장 자택 앞에 불법 주차된 차량에는 견인 및 과태료 부과 고지서(스티커)와 모양은 똑같았다.

그러나 이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차량에는 단속안내 경고장이 차량 앞 유리에 부착돼 있었다. 스티커 대신 단속 안내문을 부착해놨다.

눈을 의심하며 모든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자 과태료 부과 처분 스티커는 한 장도 없었고 모두 단속 경고장이었다.

본지는 지난 2월 용산구청에 낮시간대에 단속 사각지대인 유엔빌리지 일대의 불법주차 방임 실태에 대해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새벽 5시 30분부터 6시 사이 심야 불법주차 단속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서울 다산콜센터를 통해 세 차례나 심야 불법주차 실태를 신고하기도 했다. 

서울시, 용산구로 이어지는 지휘체계를 따라 용산구청이 단속 조를 파견했다. 단속 조는 신고 접수 후 1시간 20~30분이 지난 뒤에 도착했다.

정의선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 차량이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할 만큼 정 회장 측 보안원들이 주택가 주거안정 캠페인을 명분으로 집회 신고를 했다며 자리를 차지하고 이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정 회장의 자택 담장을 따라 불법주차를 해놓고 집회를 하러온 사람들의 집회를 방해하고 밀어내기까지 하면서 마찰이 생기는 긴급한 상황임에도 용산구는 늑장 출동하고 있다.

본지는 용산구 주차단속팀으로부터 출동 결과 회신을 받았다. 용산구가 유엔빌리지 심야 불법주차 단속을 한 실적은 '구두 계도'와 '단속 경고장'을 부착했다는 내용이었다. 

용산구 교통과 주차단속팀 관계자는 "심야시간(밤 11시~ 익일 오전 7시)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가능한 과태료 부과 대신 계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며 "서민경제를 생각하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한남동 유엔빌리지 현대차 총수 일가가 용산구청 공무원의 눈에는 서민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본지 확인 결과 정 명예회장 부자의 자택 주변에서는 '주차 위반 과태료 부과' 및 '견인조치대상'을 알리는 스티커는 한 장도 발부되지 않았다.

용산구가 재벌가 자택이 모여있는 곳에 대해서는 주차단속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안내문 성격의 주차단속 경고장을 사용하는 구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