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오픈 채팅방에서 알게 된 초등학생을 유인해 성폭행한 30대 회사원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런 가운데 카 셰어링업체인 '쏘카'가 늑장 대응으로 초등학생 성폭행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충남지방경찰청은 30대 중반 A씨를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검거했다.
용의자인 A씨는 경기도와 충남지역을 오갈 때 공유차업체인 쏘카 이용자인데 쏘카 측이 고객정보 보호를 이유로 정보제공을 미루면서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인터넷 채팅방에서 알게 된 초등학생 B양에게 만나고 싶으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접근했다.

A씨는 공유차 업체인 쏘카에서 차를 빌려 타고 충남으로 가서 B양을 태워 경기도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이동해 성폭행했다.

A씨는 B양과 헤어질 때 "너희 집 주소를 알고 있다"며 협박까지 했다.
B양의 부모와 경찰이 집 근처 CCTV 화면에 잡힌 공유차 번호를 추적해 해당 업체인 쏘카에 차를 빌린 사람의 인적사항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쏘카 측은 "차량 이용자 정보를 알려면, 법원 수색영장이 있어야 한다"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경찰이 영장을 발부받아 이튿날 다시 찾았지만,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하루를 더 기다린 끝에 용의자 정보를 넘겨 받아 A씨 검거가 늦어졌다.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쏘카 측은 수사기관이 이용자 정보를 요청하면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협조해야 했는데도 자체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공식 사과했다.

경찰은 용의자 정보 제공 지연이 형사 입건 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는 10일 사과문을 내고 “이용자의 범죄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 협조 요청에 신속하게 협조하지 못한 회사의 대응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쏘카 이용자 정보를 요청할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내부 매뉴얼에 따라 협조해야 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속하게 수사에 협조하지 못했다"고 대응의 잘못을 인정했다.

채널A는 앞서 단독보도에서 경찰의 미온적 대응도 성폭행을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오전 B양의 부모가 딸이 실종되자 11시 2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 아동의 부모가 신고한 지 7시간이 지난 오후 6시 30분에서야 쏘카에 정보제공을 요청했다. 쏘카 측은 영장이 있어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성폭행은 6일 밤에서 7일 새벽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아동은 7일 오후 2시20분경 발견됐다.

B양의 부모는 채널A 인터뷰에서 "경찰한테 제발 위치추적을 한번만 신경써서 계속 해달라 부탁했다며 "경찰이 알았다 하면서 그제서야 중간 중간 따본(확인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B양의 부모는 또 7일 새벽에도 쏘카 측에 ‘경찰에라도 알려달라’고 간절하게 요청했지만 쏘카 측은 “죄송하다. 인적사항은 경찰 측에도 알려줄수 없다” 답변했다고 해당 방송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