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관련 영상을 확인하고도 묵살했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이 사과했다.

검찰은 블랙박스 업체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면서 수사가 본격 윗선 수사로 향하고 있다.

담당 수사관의 상사인 서초경찰서장은 승진까지 해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으로 영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사건을 잘 처리해 보은 인사 논란도 예상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담당 수사관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담당자 책임으로 돌리면서 꼬리자르기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담당자가 독자적으로 사건을 덮었는 지, 위선 보고가 어디까지 이뤄졌는 지가 밝혀져야 할 상황에서다. 

김 경찰청장은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김 청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서면 간담회에서 이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했고, 지난 7일 국회에서도 수사진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김 청장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이용구 차관 건에 대해서 경찰청장께서 특별히 사과하시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까? 어떻습니까?"라는 권영세 의원의 질의에 "현장 경찰관의 법률 적용상 판단 사항의 문제이기 때문에 저는 현장 수사진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범죄를 뒷바침할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담당 수사관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나자 경찰의 태도가 달라졌다.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 최승렬 수사국장은 "지난해 증거 영상이 없다고 한 설명이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그러면서도 담당 수사관이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 설명하게 된 것이라며 말단 수사관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당시 보고가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규명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서초경찰서장을 포함한 보고라인 전체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블랙박스 영상업체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는 윗선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