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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책임자로 재판에 넘겨진 '애경'과 'SK케미칼' 전 대표에게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해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애경산업·SK케미칼·이마트 관계자 등 11명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가 폐 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가습기살균제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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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5월 원인불명 폐질환으로 입원한 산모 4명 사망
11.11 보건당국 가습기살균제 위해성 확인, 가습기 살균제 6종 수거명령
2012년
11.11 보건당국 폐손상 조사위원회 구성
2014년
3.11 폐손상 조사위원회 조사결과 발표
4.2 환경부, 피해자 168명에게 지원금 지급결정
2015년
1.29 첫 손해배상청구 소송 낸 유족, 국가상대 소송 패소
2016년
5.31 검찰,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선임연구원 구속기소
6.24 검찰, 노병용 전 대표 등 살균제 제조, 판매업체 관계자 8명, 실험조작 의혹 호서대 유모 교수 구속기소
7.13 검찰, 존 리 전 옥시 대표 불구속 기소
2017년
4.28 실험조작 의혹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 항소심 무죄(1심 징역 2년)
7.26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징역 8년 선고(1심 징역 7년)
존 리 전 대표 무죄 선고(1심 무죄)
8.17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항소심서 금고 3년 선고(1심 금고 4년)
9.26 실험조작 의혹 호서대 유모 교수 징역 1년4개월 확정
2018년
1.25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징역 6년, 존 리 전 대표 무죄 확정
3 사회적 참사특별조사위원회 구성
2019년
3.15 검찰,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
4.1 검찰, 박철 SK케미칼 부사장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
5.3 검찰,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구속기소
6.14 검찰,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불구속 기소
7.23 검찰, 2차 수사 결과 발표 제조.판매업체 전.현직 임직원 등 8명 구속기소, 26명 불구속 기소
2020년
9.15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구제법 시행령 국무회의 의결
12.30 환경부, 피해자 지원 대상자 총 4,114명 발표
2021년
1.12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무죄선고, 애경산업 SK케미칼, 이마트 관계자 등 11명 모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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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T·MIT는 앞서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제조사 관계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는 다른 성분으로 유해성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CMIT·MIT 성분이 담긴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 실험과 역학 조사 등이 진행됐지만 폐 질환과 천식에 영향을 줬다고 결론을 내린 보고서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 실험을 실행한 교수와 전문가들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CMIT·MIT 사용과 사망 또는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전문가는 '사람에게 이미 폐 질환 등이 발생했다는 전제를 하고 CMIT·MIT 성분의 영향을 확인하는 의미에서 동물 실험을 했지만, 뒷받침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가 CMIT·MIT 함유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의 피해를 공식 인정해왔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모든 시험과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있는 환경부의 종합보고서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 기존 연구에 대해 추정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일종의 의견서에 그친다"며 "이 같은 추정에 기초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연구 결과가 추가로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될 지 모르겠지만, 재판부로서는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원칙 범위 안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은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에도 CMIT·MIT 함유 제품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CMIT와 MIT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관련 연구 결과를 제출하자 2018년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 지난해에서야 관련자들이 차례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아울러 SK케미칼 전 직원 4명을 포함해 애경산업, 이마트 관계자 등 11명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PHMG 성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혐의로 관계자들이 유죄를 선고받은 옥시에 이 물질을 판매한 혐의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었다.
재판부는 "(SK케미칼 관계자들이) 업무 과정에서 다소의 부주의가 있었더라도 판매 경위 등에 비춰볼 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과 상해라는 결과가 발생하는 데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모두 항소를 제기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습기메이트' 제조·유통 과정에서 아무런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1심 법원은 동물실험 결과와 인체 피해의 차이점을 간과하고 전문가들이 심사한 피해판정 결과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SK케미칼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에 관한 무죄 판결에 "SK케미칼이 PHMG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독성 수치를 숨기고 허위로 기재한 사실,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것을 은폐하려고 실험보고서 제목을 조작하기까지 한 사실 등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그로 인해 야기된 건강 피해에 대한 원료 공급 업체의 형사 책임은 모두 부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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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0 토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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