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 징계안에 대해 사실상 효력을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윤 총장에 대해 징계를 추진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재가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24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2개월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2차 심리를 열고 윤 총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번 결정으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본안소송의 판결이 나온 뒤 한달(30일)까지 효력을 잃게 된다.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윤 총장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다. 지난 16일 징계 처분을 받은 지 8일 만이다.

본안 판결이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도 내려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사실상 해제됐다는 관측이다.

통상 집행정지 재판은 징계 효력의 일시정지를 다루지만 이번 재판은 징계 사유와 절차 등 본안소송에서 다룰 내용까지 심리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정직 2개월을 의결하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제청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하면서 징계가 확정됐다.

이에 윤 총장은 징계위 심의가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징계 사유도 사실과 다르다며 징계 취소 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내고 함께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이날 결정은 지난 22일 1차 심문기일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날 2차 심리를 속개하고서야 판결했다. 

윤 총장 측은 징계 절차가 위법하고 부당한 데다, 징계 사유도 실체가 없다며 징계 효력이 즉시 정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 측은 "정직 처분은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과 책무에 따라서 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하면 징계 사유가 된 감찰·수사 방해와 재판부 분석 문건 수사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번 판결로 여당과 청와대에는 크리스마스 악몽이 됐고 윤 총장은 최고의 성탄절 선물이 됐다. 

추미애 장관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 사안이란 점에서 여권에겐 적지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윤 총장 퇴진을 검찰개혁으로 삼은 만큼 제도가 아닌 미운 사람 찍어내기였다는 평가 속에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추미애 윤석열 갈등에서 두번 모두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추 장관은 연패를 당해 입지가 한층 좁아지게 됐다. 앞서 직무배제 조치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이어 두번째 법정대결도 패했다. 문 대통령에게 사의표명을 한 추 장관은 청와대 게시판에 유임을 청원하는 숫자가 30만명을 넘어 민주당 내 위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추 장관은 정치적으로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