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식 밀어붙이기 세계화에 반대한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이번 경제위기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제가 조금 돌아간다는 나라가 함께 겪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저에게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FTA에 대한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세계화는 양날의 칼입니다. 무역장벽을 낮추고 자본이동을 자유롭게 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위기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위험한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화를 통해 얻어지는 세계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시장은 시장질서를 감독하고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정부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세계시장은 감독하고 보완하는 세계정부가 없어 매우 불안정한 시장입니다. 특히 과거에는 세계경제가 미국중심의 일극체제였지만 지금은 다극체제가 됐습니다. 세계화나 세계시장이 갖는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황입니다. 최근 위기가 빈발하고 있고, 마침내 세계적인 위기상황마저 우려되는 가운데 충분한 대비 없는 시장개방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동시다발적 FTA추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인 출신이고, 산업자원부장관 경력때문에, 무조건적인 FTA 찬성론자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관되게 단계적 추진을 주장해왔습니다. FTA를 일거에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되고, 특정지역과 실천해본 다음에 그 결과, 즉 성과와 위험요소를 보고 FTA를 세계화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 중국, 일본은 다른 나라와의 FTA 성과를 보고 추진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권이 EU, 한미에 이어 한일, 한중FTA를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FTA를 추진하고 세계적으로 개방을 추진하려면 충분한 대비가 있어야 합니다. 국내의 사회안전망과 소득재분배, 독과점 규제, 금산분리원칙, 금융기관 건전성 확보가 충분히 되어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아닙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세계화의 속도조절이 필요합니다. 일정 수준 이내에서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식 세계화는 곤란합니다. 한미FTA는 이미 상당히 나가있지만, 이번 금융위기상황을 보면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관계같은 미시적 차원을 넘어 근본적으로 세계화나 개방에 대한 속도문제에 대해 근본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와 수출을 조화하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수출과 대기업중심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추진해야 합니다. 금산분리를 강화하고 과도한 개인부채나 부실금융자산 등의 문제에 대해서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