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지시로 PC 등을 은닉한 혐의(증거은닉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가족의 자산관리인인 한국투증권 김경록 PB가 항소심에서 정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이원신 김우정 김예영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김 PB 측 변호인은“김 씨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정경심 교수의 지시에 따라 소극적으로 가담한 것일 뿐 1심 선고형이 다소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은 특히 여자친구 차량을 이용해 동양대 PC를 적극적으로 숨겼다는 혐의에 대해선, 이전부터 해당 차량을 이용해왔을 뿐 증거 발견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검찰에서 정 교수 자택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사실을 먼저 시인하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씨가 (증거은닉을 위해) 하드디스크를 교체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 PC 분해사진을 제시하자 그제서야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은 그러면서 정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해 추가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정 교수가 다음 달에 자신의 형사사건 선고를 앞두고 있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변호인은 “정 교수 진술이 너무 상반되고 비상식적이어서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법정에서) 현출시키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에 다음 재판을 열고, 정 교수를 증인으로 부를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정 교수 지시로 정 교수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동양대 사무실 PC 본체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정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