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정책실장에 백용호 국세청장, 정무수석에는 정진석 국회의원,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에는 박인주씨를 13일 내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대변인에는 김희정 전자진흥원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 청와대 조직개편을 끝내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내정한 데 이어 이날 두명의 참모진을 인선하고 이번주말까지 나머지 홍보수석 등 한두명의 수석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수석들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6.2 지방선거 참패 이후 청와대 조직 및 인적쇄신에 이어 다음주부터는 정부부처 장관급 인선이 뒤따를 전망이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는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40일만이자 지난달 14일 청와대와 내각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힌지 한달만이다.

정책실장에 내정된 백용호 국세청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개혁성향의 경제학자로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이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을 이끌어왔으며 현 정부 현 정부 초대 내각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데 이어 지난해 9월 국세청장을 맡아 국세청 개혁을 이끌었다.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을 거쳐 현재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3선 의원이다. 언론인(한국일보) 출신으로 풍부한 의정경험과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당·정·청, 야당과의 소통은 물론 친박계와도 소통을 원활히 할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으로 내정된 박 원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흥사단 이사장, 월드리서치 대표,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등을 역임했다. 박 수석 내정자는 시민사회에서 신망이 높고 합리적이면서 강직한 성품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시민단체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 적임자라고 청와대는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김희정 대변인은 부산 출신으로 17대 최연소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의정활동 경험을 통한 정무적 감각과 소통 능력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언론의 가교역할을 내실 있게 수행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한달이나 고민했다는 이번 인사는 예상했던 인적쇄신과는 거리가 크게 멀다는 지적이다.
야권 인사나 진보적 인사까지도 중용하는 포용과 중용의 정치철학은 이번 인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민심을 반영한 인적쇄신과는 거리가 한참 먼 인사라는 평가다.

한마디로 집권후반기를 맞아 레임덕을 막기 위한 친정체제 강화 성격이 짙다. 고려대 출신을 기용하는 학맥인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회통합수석은 한 달간의 고민 끝에 나온 인선이 고작 이 정도 밖에 안되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청와대 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통합수석 인선을 놓고 말이 많다.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내정자는 고려대, 경북 출신으로 종로의 초동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인선 때 논란이 된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인맥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종교·시민단체 원로 등 각계에서 박 원장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발탁했다"면서 송월주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등 종교·시민단체 원로가 이 이 대통령께 보낸 건의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싸고 천주교, 불교, 시민단체 등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통합을 담당할 수석으로 '고소영'인맥의 범주에 속하는 인사를 내정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앞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도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됐을 때 당선자 비서실장을 지냈고 타임오프 강행 등으로 소통보다는 밀어부치기식 행정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닮은꼴이어서 나이만 세대교체(50대)라는 의미 이상은 찾아볼수 없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인선과정에서 보여준 난맥도 문제다. 집권 후반기를 이끌 청와대 3기 인선이 시작부터 삐꺽거린 것이다.
일부 참모들이 자리보전을 위해 각종 잡음을 일으킨데다 공식 발표 전에 일부 언론에 내정 사실이 유출되는 등 내부 보안 시스템마저 무너졌다.

이 때문에 박선규 대변인이 전날 수석비서관을 일괄 발표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 하루만에 일부 로 밝힌 지 하루 만에 단계적 발표로 방침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 수석은 "보안유지가 안 되네요"라며 기자단에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