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에도 보고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변이 3건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3건 모두 해외 입국자의 검체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나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변이가 확산되면 백신 작용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새로운 변이 3건이 발견됐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해 보고하고 관찰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중대본은 "환자의 검체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해외 입국자의 검체 중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새로운 변이 3건을 확인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

중대본은 변이라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데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감염력이나 병원력 등에 대한 변화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긴장했다. 

◇신종 바이러스 변이 3건…파키스탄·우즈벡서 유입

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의 검체 776건(국내 597건, 해외유입 179건)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해외 입국자의 검체 중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 3건을 확인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 표면 돌기 형태의 단백질 아미노산이다. 인체 세포 내에 침투하는 부위로 감염에 관여한다. 변이가 발견된 해외유입 3건은 파키스탄 입국자 2건, 우즈베키스탄 입국자 1건이다.

파키스탄에서 유입된 1건의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 586번에 위치한 아미노산이 변이된 형태로 분석됐다. 파키스탄에서 유입된 또 다른 1건의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 787번 위치에서 아미노산 변이가 발생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 614번 위치에서 아미노산 변이가 일어났다.

지난 5일 기준 WHO가 운영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GISAID)에는 7만8810건이 등록돼 있지만 이번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라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다행히 이 변이 바이러스들은 입국 검역 과정에서 발견돼 3건의 바이러스로 인한 국내 추가 전파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변이에 따른)진단에는 영향이 없으나 감염력, 병원력 등의 변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유형 국내선 GH > V > S그룹 순, 해외유입에선 GR그룹 많아

바이러스 분석 결과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S그룹, V그룹, GH그룹, GR그룹 등이 확인됐다.

S그룹은 코로나19 발병 초창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주로 나타났으며 V그룹은 주로 동아시아와 국내 신천지 관련 확진자들에게서 나타났다. GH그룹의 경우 북미나 유럽, 중동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고 GR그룹은 아프리카와 인도, 러시아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국내 환자의 검체 597건 중 GH그룹은 437건, V그룹은 120건, S그룹은 32건, GR그룹은 8건이다.

GH그룹에는 이태원 클럽 등 5~6월 발생한 수도권 집단감염과 이후 나타난 대전·광주 집단감염, 7월말부터 나타난 강남 커피숍, 홍천 캠핑장 집단감염 등이 해당한다.

해외유입의 경우 GR그룹의 비중이 56%로 가장 많다.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화물선 선원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산에 입항했던 러시아 선박 페트르(PETR)1호와 관련한 선박 수리공은 GR그룹으로 확인됐다.

최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집단감염도 GR그룹에 해당됐다. 우즈베키스탄은 구 소련의 구성국가였다.

정 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GH그룹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입국자로부터 GR그룹 전파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