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고등검찰청장으로 분산, 축소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현행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검찰총장의 권한을 축소, 힘을 빼자는 것이 골자다.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만 지휘하도록 해 검찰 독립성과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는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어서 독립성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찰개혁위는 27일 오후 2시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분산' '검사 인사 의견진술절차 개선' '검찰총장 임명 다양화' 등 총 3가지 안건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권고안은 검찰총장의 지휘·감독 권한을 고검장·지검장 등에게 분산하는 내용을 담았다. 

권고안대로 검찰청법이 개정될 경우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이 일선 청으로 분산되면 결과적으로 총장의 권한은 크게 축소되고 반대로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 커지고 장관이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게 된다.

개혁위는 특히 검찰청장 임명을 검찰청 외부인사와 여성도 임명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개혁위가 내놓은 권고안은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정권의 말을 잘듣는 사람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도록 하겠다는 저의가 깔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고 권력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앉힐 수 있고 장관이 정치적 입장으로 수사지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거악을 척결하기 위해 권력에 맞서야 하는 검찰의 존재이유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총장 외부인사 임명은 코드가 맞는 말 잘듣는 사람을 앉혀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 하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검찰청법 제27조를 보면 검찰총장은 판사·검사 또는 변호사로 15년 이상 재직한 사람이면 임명할 수 있다. 검찰총장은 고도의 수사능력과 판단, 독립성 의지를 지닌 자가 맡아야 하는 것이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여서 관례적으로 검찰총장은 지금까지 검찰 고위간부가 임명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