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과 관련 하위사실 공표의 유무죄를 가리는 대법원 선고공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7대5로 아슬아슬하게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판결을 받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토론회에서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즉흥적이고 방어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지 않았다”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법적인 제재를 받는다면 자유롭고 활기찬 토론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유권자의 입장에서 판단돼야 하며 사후 검증도 가능했다고 했다.

대법관이 13명이었지만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 지사의 변호를 한 바 있어 이번 사건을 회피했다. 이에 따라 전원합의체 심리에는 대법관 12명이 참여했다.

이 중 5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을 안정한 원심을 5명이 유죄라고 인정한 것이다. 소수 의견이라고 하지만 1명만 반대의견으로 돌아섰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다수의견에서 1명만 반대의견에 섰다면 이날 판결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무죄 반대의견은 박상옥 이기택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대법관이 냈다.

유죄 취지로 판단한 5명의 대법관 중 현 정권에서 임명한 대법관이 3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놀라운 반응이다.

박상옥ㆍ이기택 대법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안철상ㆍ이동원ㆍ노태악 대법관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했다.

소수반대의견은 친형 강제입원(정확히는 ‘강제진단’) 지시를 부인한 것은 의도적 왜곡으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TV토론회에서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며 가족이 입원시킬 것을 결정했는데 내가 중지시켰다고 대답했다.

주요 방송사가 전국에 생중계하는 가운데 박 대법관이 낭독한 반대의견은 “이 지사가 상대 후보 질문에 단순히 답변한 것을 넘어,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을 덧붙였다"며 "전체적으로 형의 정신병원 입원에 관여한 사실이 없는 것처럼 해석될 수 밖에 없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반대의견은 당시 이 지사가 상대 후보에게 즉흥적ㆍ돌발적 질문을 받은 게 아니라, 관련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유권자의 공정하고 정당한 판단을 흐리게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또 '공표(公表) 행위'를 최대한 좁게 본 다수의견이 오히려 민주주의 원칙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대의견은 "토론회 발언을 공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 대법원의 기존 해석은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표의 범위를 제한하게 되면 선거의 공정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고 결론짓는다면 이를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가 난무하면서, 공정한 선거 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외함께 반대의견은 "표현의 자유는 대의민주주의 기능과 선거의 공정, 후보자 간 실질적 평등 등 선거제도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