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을 태운 특별 열차가 20일 오전 10시쯤, 북-러 국경에 인접한 러시아의 첫 기차역, 하산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2002년 8월 이후 9년만이자 지난 5월 중국방문 이후 3개월만에 다시 러시아 방문길에 나선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러시아TV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확인했다. 

러시아 TV는 조금 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탄 특별 열차가 극동지역의 하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하산역에는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 빅토르 이샤예프와 연해주 주지사 세르게이 다르킨 등이 나와 9년만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

러시아 TV는 안경을 낀 김 위원장이 '상징'처럼 된 군복 타입의 인민복을 입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환영 나온 러시아 관리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포착, 방영했다.

김 위원장은 잠시 환담을 나눈 뒤 곧바로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 우수리스크 쪽으로 출발해 밤늦게 하바로프스크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 김정은의 동행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동행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21일 '부레야'로 이동해 극동지역 최대 수력 발전소를 시찰한 뒤 22일, 동부 시베리아의 철강산업 도시인 울란우데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국경에서 3천km거리에 있는 울란우데까지 김 위원장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게 된다.

이곳에서 오는 23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곳에는 대통령궁 행정실 선발대가 이미 도착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의 방러일정은 극동과 시베리아 연방관구를 둘러보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대프 대통령의 회담이 이번 방문의 주요 일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어디서 회담이 열리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도 방문 기간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상봉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경제-에너지 협력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함께 김 위원장이 푸틴 총리도 만날 가능성이 있으며, 귀국길에는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의 산업 시설들을 시찰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우리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