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한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 폐기한다"(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

조선은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9일 낮 12시부터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차단폐기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남 업무를 남측을 적으로 규정하는 '대적 사업'으로 바꾸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설치된 청와대 핫라인은 물론 모든 연락통신 채널을 일시 중단을 넘어 차단폐기 조치한다고 선언하면서 남북관계 전면 단절을 위한 예비단계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전쟁은 없다는 취임 후 최대 치적으로 평가돼온 남북관계 협력과 긴장완화가 송두리째 날아가는 순간이어서 적지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당국의 묵인 방조를 비난하는 대남 경고를 신호탄으로 그 첫 조치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 폐쇄를 넘어 소통채널 전면 차단폐쇄 단계로 나아가면서 남북관계가 중대위기를 맞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오전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리는 조치를 취함에 대하여'라는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보도했다. 

통일전선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6월 9일 12시부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하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통전부는 "지난 8일 대남사업 부서들이 참여하는 사업총화회의가 열렸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면서 남한 당국에 응분의 조처를 하지 않을 시 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전부 대변인은 김 제1부부장과 김 부위원장이 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면서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남북당국간 접촉도 더이상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추가, 단계적인 조치도 뒤따를 것임을 에고했다.

통신은 "남조선 당국과 더는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통신연락선 차단·폐기는)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공간을 완전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 행동"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도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최고존엄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목숨을 내대고 사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전날(8일) 오전 연락사무소 업무개시 연락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오후 업무종료 전화는 받았지만 "일 없습네다"는 한마디로 끝냈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 문을 열고 남북이 함께 근무하며 남북관계 업무를 전달 교환하는 실무공간으로 기능했다. 북측이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연락사무소 개설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조선이 오후에 다시 연락을 받음에 따라 남측 대응을 지켜본 뒤 연락사무소 폐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희망섞인 낙관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