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명이 사망한 전날 이천 물류센터 시공사 대표가 희생자 유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하지만 시공사 대표는 유족들이 대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유족의 거센 항의를 받다가 5분 만에 쓰러져 회사 측의 부축을 받고 구급차에 실려 현장을 빠져나갔다. 

시공사인 건우의 이상섭 대표는 이날 오후 1시55분께 화재 현장 인근의 '피해 가족 휴게실'이 마련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이 대표는 단상 중앙에 서서 무릎을 꿇은 뒤 "죄송하다. 제가할 수 있는 건 다하겠다"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유가족 10여명은 이 대표가 사고와 관련한 대책 등을 언급하지 않자 "대책을 얘기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갑자기 쓰러지자 유가족들이 그의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과정에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 대표는 단상에 올라간 지 5분도 안 돼서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이 대표가 떠난 뒤 유족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건우 측은 체육관에 관계자들을 보내 유족들과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건우의 최동명 전무는 전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예기치못한 사고로 큰 슬픔을 당한 유가족들한테 저희 사측에서 최선을 다해서 책임감을 갖고 사고가 잘 수습되도록 끝까지 최대한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현장에 안전관리자는 상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9일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불로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재까지 사망자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