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구 방산동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인근의 미군 공병단 부지로 옮겨달라고 28일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박 시장은 또 미군부대 부지에 감염병 전문 병원도 함께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1958년에 개원해 심각하게 노후화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중구 방산동 일대의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할 것을 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는 복지부가, 미군부대 부지는 국방부가 소유·관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년 동안 표류해 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2500만명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03년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추진해 왔다. 2014년에는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내 부지로 이전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박 시장은 이와함께 방산동 미군 부지에 국립중앙의료원 부설 건물로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외상센터를 함께 건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깊이 통감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런 진척 없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감염병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 최단기간 안에 중앙 감염병 병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방산동 미군 공병단 부지는 약 3년 전부터 반환 절차에 들어가 현재 비어 있는 상태다. 환경부가 환경 오염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측도 서울시의 이전 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장 측은 "지난 100일 동안 코로나 고비마다 해왔던 임시적 대응은 빈틈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그 틈을 이제라도 메우고 감염병 대응능력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