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직원을 불러 성추행해 시장직에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해에도 부산시 여성 통역관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 전 시장은 통역관에게서 발설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받아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에게 청탁해 채용토록 했고 이 통역관은 최근 정부중앙부처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오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직권남용, 채용비리 청탁 등 혐의로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부산경찰청은 오 전 시장 사퇴로 알려진 성추행 사건에 대해 정식 수사 내사를 벌이다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낸 고발장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지난해 부산시청에서 근무하던 통역관 A씨를 관용차로 불러 5분간 성추행했다.

A씨가 문제를 삼으려하자 오 전 시장은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작성하고 A씨를 서울시의회로 전보시켰다.

서민대책위는 또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오거돈 전 시장이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에게 성추행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A씨를 채용하라고 청탁했고 신 의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이 통역관은 최근 중앙부처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서민민생대책위 관계자를 인용해 “(서민대책위 관계자가) 확인 결과 A씨는 지난달 서울시의회를 관두고 정부 중앙부처로 자리를 옮겼다”며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숨기려 권력이 개입했던 것은 아닌지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전날 오 전 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시장 사퇴 기자회견 직후 해온 내사단계에서 사실관계가 파악돼 공식 수사로 전환한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여성청소년수사과장을 수사총괄팀장으로 하는 24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부산시장 집무실 입구 복도와 엘리베이터 등의 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용석 변호사의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8~10월 유튜브 방송을 통해 30대 통역 여직원에 대한 오 전 시장의 성추문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부산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공개채용을 실시했다고 관련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지난 2019년 4월 공개채용을 실시했다"며 "당시 20명이 응모해 최종적으로 1명이 합격했다. 현재는 그 직원은 근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격자가 오 전 시장과 관련돼 거론된 당사자인 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해 의혹을 해명하기보다는 더 키우기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원장 임채균)은 27일 오전 회의를 열어 오 전 시장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임 원장은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본인도 성추행 사실을 시인해 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