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000억원대의 라임 사태의 최고 책임자인 이종필 전 부사장이 25일 구속 수감됐다.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신청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지 5개월만에 검거된 이 전 부사장이 두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결국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최연미 당직판사는 25일 오후 2시 이종필 전 부사장과 심모 전 신한금융 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부사장은 이번에도 사유서를 내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두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이 전 부사장과 심 모 팀장은 지난 23일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과 함께 서울남부경찰청 수사팀에 체포됐다.

두 사람의 신병이 확보되고 김봉현 회장도 곧 구속될 처지여서 라임 사태의 전모를 밝히는데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각 펀드 판매사의 투자자 대상 판매사기 ▲라임 자금으로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회삿돈을 횡령 ▲청와대 관계자 등 고위 공직자·정치권의 비호 등 주요 의혹을 밝히는데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1조 6000억원의 행방을 캐는 것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이들의 돈이 뒤를 봐주는 댓가로 여권 인사와 정치권으로 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돈의 흐름을 쫓다보면 수사가 여권과 정관계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사모펀드를 설계하고 총괄 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피 중에는 외국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함께 구속된 심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도 앞서 구속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과 이 전 부사장을 도와 라임 펀드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실무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