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실직 노동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국내에서도 고용불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노조 조직률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안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도.소매와 숙박 등 가장 취약한 부문부터 해고 태풍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7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비롯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에이스손해보험 구로 콜센터 노동자 가족이 사망했다.

투병 중인 가족을 위해 생계 일선에 나섰던 콜센터 노동이 결국 가족의 죽음으로 돌아온 것이다.

현재까지 에이스손해보험 구로 콜센터 노동자 216명 중 98명, 가족은 226명 중 3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내가 가족에게 감염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죄책감과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공식 확인됐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년 대비 취업자가 19만5000명 감소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악이다.

15세 이상 인구 4471만 2000명으로 30만 3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경제활동 인구는 277만 9000명으로 21만 3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 3000명으로 51만 6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자는 2660만 9000명으로 19만 5000명 줄었고 실업자는 118만명으로 1만 7000명이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9.5%로 0.9% 감소했다. 실업률은 4.2%로 0.1% 높아졌다.

3월 구직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서비스업은 재고가 없는 만큼, 한번 붕괴되면 충격을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 없이 그냥 쉬었다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36만 6천 명 증가한 236만 6000명으로 나타나 200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막연히 일하지 않는 이들 가운덴 20대가 41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8% 급증하는 등,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선 걸로 나타났다.

지난달 구직단념자도 1년 전보다 4만 4000명 늘어난 58만 2000명을 기록해 일곱 달 만에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9만3000명이나 줄어든 549만5000명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달 임시·일용직 취업자 549만 5000명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주36시간 미만 일하며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불완전 취업자 규모 역시 120만 4000명으로 나타나 2015년 1월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겼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달 일시휴직자 160만 7000명 가운데 3분의 1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했던 걸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6만 명 폭증한 지난달 일시휴직자들 가운데 20만 5000명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 20만 명가량은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했다고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출 자제와 개학 연기 등으로 해당 업종에 타격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해고대란'을 막기 위한 긴급 노사정 대화를 제안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비상협의'를 하자고 밝히고, 이는 해고대란을 막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을 포함하는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만들 방안도 협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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