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수급 대란 속에 개성공단 가동을 통해 마스크 생산을 하자는 주문이 정치권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론상으로나 가능한 얘기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자고 주장했다.

전날 민주당 박광온·설훈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에서 개성공단을 활용한 마스크 생산 확대를 제안한데 이은 것이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1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스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개성공단에서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에 대

비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며 "당장 북한과의 채널을 열어 개성공단을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개성공단에는 마스크 제조사를 포함해 70여개의 봉제공장이 있어 여기에서 3만여명의 숙련된 노동자가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면 물품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나아가 미국 등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에 있는 나라들도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국회에는 작년 11월 여야 의원 157명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경제 구축을 위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이 올라와 있다"며 "이 결의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 개성공단의 마스크 생산이 가능하도록 국회 전체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정의당 원내대표 윤소하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국회 본관 223호에서 개성공단마스크 생산을 위한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윤 의원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청와대와 정부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현재 국회 외통위에 계류되어 있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이 이번 국회에 통과될 수 있도록, 결의안을 함께 낸 의원들과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광온·설훈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개성공단을 활용한 마스크 생산 확대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모두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며 "과거 모든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마스크만 생산한 선례가 없어서 정확한 생산량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계산상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생산 가능한지는 별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 중 마스크 생산 업체는 1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해당 공장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에 대해 "3만여장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개성공단 생산은 남북관계 현실을 모른 채 나온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선은 지난해 12월 정면돌파전을 결정한 뒤 자력부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남한에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은 조선의 입장에서 코로나 유입 위험을 떠안는 격이어서 받아들일 리 만무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