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사태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팬데믹'(pandemic)이 선언됐다. 그러나 WHO가 전세계 110개국에서 12만명의 확진 피해가 발생하고서야 뒤늦게 팬데믹을 선언했다는 지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현지시간)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펜데믹'(pandemic)으로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WHO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의 팬데믹 판단을 내린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룬엔자(H1N1) 대유행 이후 11년 만이다.

종전 팬데믹 판단은 1968년 '홍콩 독감'과 1918년 '스페인 독감' 등이 팬데믹 정의에 부합하는 유행병 사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야기한 첫 팬데믹이다. 우리는 팬데믹을 이것보다 더 크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선언이 더이상 경고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경고임을 강조한 것이다.

WHO는 이번 선언으로 각국에 보다 적극적 행동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확산과 심각성의 경보 수준과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데 대한 경보 수준 모두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경보를 크고 명확하게 울려왔다"고 말했다.

WHO가 팬데믹 판단을 머뭇거리는 사이 감염피해가 12만 명에 달하고 피해 발생국이 110여개국으로 확대됐다.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로 74개국에서 3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팬데믹을 선포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2009년 WHO가 신종 플루 대유행 사태를 팬데믹으로 선언하면서 팬데믹의 정의를 "복수의 WHO 관할 지역에서 신종 병원균이 인간 대 인간 방식의 전파가 지속되는 상태"라고 규정했다. 이후 WHO는 이 정의를 폐지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팬데믹 선언과 관련 "팬데믹을 선언하는 것이 법적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며 어떤 새로운 조처를 실행하도록 부과하지도 않는다"고 해석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도 "현 상황을 팬데믹이라고 묘사한 것은 코로나가 제기한 위협에 대한 WHO의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NYT는 WHO가 이미 지난 1월 30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팬데믹이라고 부를지 말지에 대해 선언한 것이 중요한 차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그러면서도 종종 WHO 관리들이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언론의 압력을 받아 스스로 그렇게 선언하는 경향도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