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8일부터 원산 일대에서 실시된 합동 타격훈련에 대해 유감 표시를 한 것에 대해 담화를 통해 "청와대의 사고에 경악을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2012년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 추대되면서 백두혈통으로 등장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밤 담화를 통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으로 전날(2일) 있은 인민군 (최)전선 장거리포병부대의 화력전투훈련을 두고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다. (정당한) 자위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한도 합동군사훈련을 자주 실시하고 첨단전투기를 띄운다"고 지적하고 청와대 반응에 대해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로 "이같은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남측 전체에 대한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전날 조선이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자 '긴급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고 발사체 발사 재개와 합동타격훈련 등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것에 강한 우려를 나타낸데 대한 반응이다.

관계장관회의는 조선의 군사적 훈련 행위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군사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어 이달 초 열리려던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된 것을 언급하고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은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라면서 남한이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여긴다며 지적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다만 청와대의 반응이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김 제1 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비난 담화를 직접 낸 것은 청와대가 아직까지 남북관계 중단을 선언했음에도 여전히 미련을 갖고 허공에 외쳐대는 남북관계 재개에 목을 매고 있는 현실을 직접 나서 꿈깨라고 지적하는 메시지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제1부부장은 2018년 초 대남 특사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이끈 평화 전령사로 역할해 왔다. 그만큼 이번 담화는 향후 남북관계 재개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대북 전문가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노동당 및 국가에서 직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 제1부부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것이란 점에서 올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