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산업계에도 일시 공장폐쇄 등 셧다운이 나오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대응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사내 대응조치도 심각으로 높이고 외부인 출입제한에 나섰다.

중국산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업계에서 셧다운이 있었지만 사업장내 감염으로 셧다운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대구 지역에서는 일부 사업장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으로 격상하고 확진자가 700명을 넘어서고 대기업 직원이나 가족 중에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산업계 역시 비상대응태세 강화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천 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우한폐렴 확진자로 판정됨에 따라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24일 하루 폐쇄했다.

연구동 직원들은 재택 근무토록 했다. 생산동과 복합동은 정상 운영중이다.

직원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방역작업은 주말에 완료했고 이번 폐쇄는 예방 차원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확진자 접촉자의 추가 확산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휴대폰 생산라인인 구미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 사업장을 일시 폐쇄했다. 

삼성전자는 확진자와 접촉한 동료들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장 전 직원을 조기 귀가시키고 사업장을 비운 뒤 정밀 방역을 실시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30여명도 자가격리 조치 중이다.

구미사업장은 이날 오후부터 재가동된다. 하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30여명이 자가격리 조치돼 일부 인력의 복귀지연은 불가피하다.

반도체업계도 우한폐렴이 강타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신입사원과 폐렴 증상을 보인 직원이 나와 지난 20일 이천캠퍼스 임직원 8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두명 모두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밝혀졌지만 현재 자가격리 대상은 550여명으로 줄었다.

유통업계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앞서 6일에는 GS홈쇼핑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생방송을 중단하고 직장 폐쇄 조치에 들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이 문을 닫은 것을 비롯해 전날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고속터미널점도 폐점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 확진자가, 신세계백화점은 내국인 확진자가 다녀갔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임직원 수가 많은 특성상 앞으로는 대기업 관련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

LG전자는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것에 맞춰 회사 자체 위기경보도 심각 단계로 올리고 비상 조치를 강화했다.

전날을 기점으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장 간 출장을 금지했고, 모든 사업장에 외부 방문객 출입을 금지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구미사업장 사무직 직원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모든 사업장에서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외부에서 사내 전산망(클라우드)에 원활히 접속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출장 자제, 사업장간 운행수단 중단, 대내외 행사 중단 조치도 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구·청도에 거주하는 직원과 방문 인원이 사업장에 출입하지 않도록 통제하고 해당 직원들에겐 공가(유급휴가)를 부여했다.

대구지역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임직원들도 파악해서 필요하면 공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내·외부 행사 중단, 출장 자제, 체온 확인, 마스크 착용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 활동을 강화해서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주도로 기존 방역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1일부터 출퇴근 버스 탑승, 건물 출입, 회의 진행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구미-수원 사업장 셔틀버스를 비롯한 일부 사업장 간 이동수단을 중단했고, 대구·경북 지역 출장 자제도 권고했다. 단체 회식과 집합 교육도 대부분 취소했다.

특히 지난 22일 구미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주말 기간 개인 외출, 여러 명이 모이는 다중시설 이용과 참석을 삼가해달라고 권고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경우 통상 클린룸에서 생산라인을 돌리고 직원들이 방진복을 착용한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도 식당, 회의실 등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하루 2차례 필수적으로 직원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오늘은 공장이 대부분 가동되고 있지만, 방역과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강화하고 국내 협력업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차 출시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본사는 외부인 방문을 원칙적으로 막고 직원들도 일일이 체온을 잰 뒤 출입시킨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공장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열감지 카메라로 점검한다.

문제는 와이어링 하니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 경북지역에도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포진해있다.

현대중공업도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권고에서 의무로 변경했고 울산 본사에서는 출근길에 체온을 측정한다.

SK그룹은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내 직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좌석제를 일부 변경했다. 사흘 이상 같은 층에 예약이 안 되는 설정을 해제해서 가급적 같은 층에 앉도록 권고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직원들의 외부인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일단 이날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했다.

SK하이닉스는 공유좌석제를 중단했으며 구내식당에서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섰다.

포스코는 대구지역 거주자와 방문자의 경우 확진자와 동선이 일치하면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하고 본인의 동선과 상황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해달라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