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 오면서 선거법 때문에 민중 생존권 투쟁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를 앞세워 촛불정부를 자임했지만 현장 곳곳에서 촛불정부의 허울만 있을 뿐 촛불을 들었던 민중들의 삶은 물론 투쟁마저 억압하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방향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30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사무소 앞. 강남구청 관내 '개포 8단지 철거대책위원회'가 현수막을 내건 수서역 사거리에 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출동했다.

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에게 선관위 직원들이 현수막 철거 통지서를 전달하겠다며 나온 것이다. 국민의 머슴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을 향해 절규하며 민중생존권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본지는 개포 8단지 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선관위가 만나는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개포 8단지 철거민대책위원회가 게시한 플래카드에 담긴 문구가 21대 국회의원 선거(4.15)를 앞두고 선거법에 위배된다"며 "정치인을 구체적으로 연상시킬 수 있는 문구가 있어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거대책위 측은 "선거 때문에 생존권 투쟁마저 멈춰야 하느냐, 국민을 위한 일꾼을 뽑는데 국민의 삶이 강제철거로 짓밟혀 이를 알리고 정치권이 관심갖고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정당한 국민의 요구"라며 철거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선관위는 생존권 투쟁이 정치일정 때문에 멈춰야 하는 선거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며 심정적으로 철거민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렇게 해야 하는 우리도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관위는 법 집행을 했다. 선관위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장소가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사무소 간판이 걸려있는 앞이고 문구가 전현희 의원을 유추해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민원도 많이 들어온다”고 해 전현희 의원 측에서 문제제기를 했음을 시사했다.

선관위는 길 건너 맞은 편에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의 사무소가 있는 곳에 걸어도 철거를 명령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곳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결국 현수막 문구에서 전현희 의원을 유추할 수 있다는 문구는 락카로 검은색으로 알아볼 수 없게 지워졌다.

개포 8단지 철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일부 문구를 검은색 락카로 글자를 지웠다. 선관위 측은 그래도 글씨가 보인다며 다시 락카를 뿌리며 완전히 글자가 가려질 때까지 검은색을 뿌렸다.

민주노총 일반노조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 노조 지부도 표현의 자유를 봉쇄당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납원 노조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직접 고용을 하라는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지만 아직도 거리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현미 국토부장관, 홍익표 대변인, 전혜숙 의원 사무실 등을 점거하고 아침마다 출근시간대 홍보전을 전개했다.

"게이트 노조 문제 민주당이 책임져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지역위원장 사무소 앞 도로변에 게시했다.

노조원들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사무소에서 전원 나오고 현수막도 모두 자진 철거했다. 평생 투쟁이라고 해본 적이 없는 평범한 아줌마들이 대부분인 노조원들은 거리선전전 마저 제약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를 내걸었지만  대통령 집무실에  정책과 톨게이트 노조는 서울 경기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모두 나와야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 첫 공식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만났다. 일자리 정책을 국정 제1과제로 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좋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