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와 피해자 배상에 국가가 쓴 비용을 고 유병언 회장 일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해 승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부는 17일 고 유병언 회장이 세월호피해지원법에서 구상권 행사 대상으로 규정한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 제공자란 점을 명확히 했다.

유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소유자로, 적법하고 안전하게 세월호를 운항하는지 감시, 감독할 의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세월호가 장기간 조직적으로 과적하고, 화물 고박도 부실하게 하는 등 감시,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참사를 야기했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제기한 4200억원 가량의 청구액 중 국정조사, 분향소 운영 등 국가로서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재판부가 인정한 구상 범위는 수색과 구조를 위한 비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장례비 등 3700억이다.

재판부는 이중 70%를 고 유병언 회장을 포함한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의 책임으로 보고, 유 회장의 구상 의무를 상속한 세 남매가 총 17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상속을 적법하게 포기한 장남 유대균 씨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안전운항 관리와 퇴선유도 조치 등을 소홀하게 한 국가에게도 25%의 부담 책임을 물었고, 화물을 부실하게 고박한 업체에게도 5%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