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에는 기업은행장이 없다. 

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관치금융을 아유로 출근을 저지하면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일주일째 출근을 못하고 외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동안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 소속 은행노조들이 각종 이유로 행장 임명 때마다 반대 퇴진 투쟁을 전개했지만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든 게 현실이어서 투쟁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지난해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 국민은행 노조가 반대투쟁을 벌였지만 며칠 안가서 행장과 노조가 만나고 타협해 행장 취임을 막아내지 못했다.

기업은행도 그동안 행장 선임 때마다 투쟁을 벌여왔지만 청와대가 임명한 인물이 결국 행장으로 들어앉았다.

이번에도 윤 행장이 관료출신에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취임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반대투쟁이 비판을 받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들어선 기업은행 노조 집행부는 예상을 깨고 강고한 투쟁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그동안 금융노조의 투쟁과는 질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 3~4일 정도로 노조 측이 반대투쟁을 하고 노사간 대화로 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노조의 투쟁이 의외로 강고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8일째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3일 임명된 후 후속 임직원 인사도 지연되고 있다. 윤 행장을 임명한 정부도 노조의 반대가 예사롭지 않고 올해 총선까지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촛불혁명 이후 한국노총이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를 지지 입장을 보였고 금융노조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윤 행장을 낙하산 인사, 관치금융으로 규정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없었던 관치금융을 부활시키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총선에서는 대선과 달리 여당 후보 낙선운동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윤 신임 행장은 노조와의 대화 시도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장은 자신은 기업은행 직원편이라며 “노조가 행장 선임과정의 절차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정부에 건의할 수도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금융산업노조와 기업은행 노조는 청와대가 윤종원 행장을 임명한 것 자체가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관치금융의 적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