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전 행장이 퇴임으로 공석 상태인 IBK기업은행장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도진 행장의 후임으로 윤종원 전 수석을 임명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내리꽂기라며 관치금융 반대에 나서기로해 자리잡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윤 신임 행장은 1960년생으로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에서 금융정책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에서 2000년까지는 국제통화기금 IMF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다시 기획예산처에서 재정정책과 산업재정 업무를 맡으며 산업과 금융의 연관성을 익혔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에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승진해 2년 7개월 동안 일했다.

윤 신임 행장은 정권을 넘나들며 중용을 받았다는 평가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박근헤 정부 IMF 상임이사, 주 OECD 대사,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며 정권을 넘나드는 처세술도 탁월했다. 

그러나 노조는 윤 신임 행장에 대해 '함량 미달'이라고 규정하고 낙하산 인사 반대를 천명했다.

윤 신임 행장은 3일 첫 출근으로 오전 8시 30분 중구 명동의 기업은행 본사에 도착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이 강력하게 저지하면서 본사정문 안으로는 발길을 들이지 못했다.

노조 집행부는 윤 신임 행장이 들어가려 하자 막아섰다. 윤 행장은 10분간 대치하다 결국 발길을 돌렸다.               

윤 신임 행장은 "열심히 하겠다.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노조는 "자진 사퇴하라"고 거부했다.

그는 "잘 듣고 말씀 나누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보였다.
통상 신임 행장은 취임식을 갖고 오후부터 업무를 본격 시작한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노조의 반발로 취임식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윤 행장은 출근 첫날 업무를 밖에서 보게됐다.

노조는 인선 과정에서부터 "낙하산인 데다 금융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이후 세 차례나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아왔는데, 윤 신임 행장 취임으로 지난 10년의 관행이 깨지게 됐다고도 강조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급여와 복지, 임단협 문제와 함께 총파업을 고려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해 연말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내정할 예정이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닥치면서 철회하고 윤 전 수석으로 선회했다.

기업은행은 전날(2일) 윤 전 수석이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돼 3일부터 임기기 시작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8년 12월에는 신재민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가 KT&G와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폭로하면서 현 정권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에 대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낙하산 관치금융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며 기업은행장이 퇴직자 재취업 자리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를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임원 후보를 추천하는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다.

2017년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이런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를 개선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기업은행장에 대해서도 임원추천위원회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중소기업은행법’개정안이 2년이 넘게 묶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