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후 한진가 3세의 경영권 갈등 양상이 나타나면서 경영안정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불만 표출 이후 조원태 회장이 연말 크리스마스 인사차 찾은 자리에서 소란까지 발생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갈등에 모친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이명희 고문이 캐스팅 보트 역할로 영향력 행사에 나서면서 이번 소란까지 발생해 가족화합과 협력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 여사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갈등을 조정, 봉합하고 그룹의 경영안정,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진가의 최고 어른으로 역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부인과 자녀 3명과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현 정석기업 고문)이 살고 있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회사 공관을 연말 크리스스마스 인사차 찾았다.

일부 언론을 통해 조원태 회장이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둘러 화분이 깨졌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가족화합과 협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악재가 또다시 터진 것이다.

이번 소동은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 달리 과장된 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호텔 공사장 난동과 운전기사 폭행 등 논란을 일으키는 등 성격이 급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고문이 장남의 경영 행태에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화를 냈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화분이 깨졌고 말리는 과정에서 손톱에 긁혀 소동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족간 갈등에 언론의 과장 보도가 이어지면서 자칫 침소봉대될 가능성마저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사후 3세 경영시대가 막을 올리자마자 남매간 갈등조짐이 불거진데 이어 자칫 모자갈등 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법률대리인 원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인 가족간 협력해서 잘 해나가라는 협동경영 유훈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상태다.

그룹 안팎에 산적한 불안정 요인에 내부적으로 가족간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그룹의 위기감이 커질 전망이어서 그룹의 경영안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한진칼 정기주주 총회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한진그룹은 내년 주총 안건에 조 부회장의 대표이사 연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명희 여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여사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흔들기보다는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 가족간 화합을 조성하고 중심을 잡고 어른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요주주 지분 분포는 별 차이가 없다. 지난 10월 공시한 지분내역에 따르면 조원태 6.46%, 조현아 6.43%, 조현민(미국명 조에밀리리) 6.42%, 이명희 5.27%다.

재계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하다는 경제침체와 대법원 징용 판결 이후 불거진 한일 관계 악화가 겹치면서 항공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안정이 시급하고 악화된 여론을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단체의 관계자는 "한국의 정서인 장자승계 원칙을 감안하면서 세 자녀가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집안의 최고 어른이 다독이며 누구 편을 들지 않으면서 협력해 경영을 해나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절실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세자녀의 지분이 비슷한 황금분할 상황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이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집안의 어른인 이명희 여사가 중심을 잘 잡아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원태 회장이 선친의 유훈인 협력경영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재판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영복귀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부담 요인이다. 

한편 인터넷에는 각종 비방글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의 대부분은 무책임한 불만 표출의 비방성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