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우방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며 대북 제재 해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이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중대시험과 이달 말까지 새로운 셈법 제시와 적대정책 철회를 하지 않으면 성탄절 전후 긴급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이 미사일 이슈 논의를 위해 소집 요청한 안보리 회의에서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의도에 반해 정면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현 사태는 미국의 책임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11일(현지시간) 대북제재를 되돌릴 수 있는 '가역 조항'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도 '제재완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조선이 싱가포르 조미정상합의 이후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지하는 등 선의의 선제적 조치를 취한만큼 이에 응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가능한 한 빨리 대북 제재 결의의 '가역(reversible) 조항'을 적용해 해제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대북제재는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는 수단일 뿐"이라며 "지금은 한반도 이슈의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게 매우 긴급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특히 건설적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악화시키는 제재조항부터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대북 제재는 인도적인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면서 "안보리는 대북제재 조치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중국과 함께 제제 완화 필요성을 거론하며 제재 완화에 목소리를 냈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북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지난해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었지만, 안보리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조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바실리 대사는 그러면서 "상응하는 어떤 것을 제공하지 않은 채 어떤 것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제약들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바실리 대사는 "지금 필요한 유일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며 상호조치, 단계적 조치, '행동 대 행동' 원칙 등으로 조선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