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장 자리를 놓고 호시탐탐 노리는 외부세력과 내부자 승진을 만들겠다는 노동조합이 대립하고 있다.

김도진 현 기업은행장 임기는 오는 27일 종료된다. 이에따라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 김도진 현 기업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차기 행장 선임을 놓고 외부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하마평에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 고승범 한국은행 금통위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정부로서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낙하산으로 임명해오던 기업은행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으로 이어지는 내부승진 전통이 세워져왔다.  

노조는 차기 은행장은 은행 내부자 몫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외부인을 임명할 경우 낙하산 인사가 될 것이라고 이미 규정한 상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지난 11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금융노조의 '은행장 낙하산 반대' 천명에도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히고 낙하산 인사시 정권반대와 금융위원장 퇴진투쟁도 불사하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당사자인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도 "이전까지 3명의 은행장이 모두 내부 승진 인사였는데 관료 출신이 은행장으로 온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내부 승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서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을 기업은행장에 낙하산으로 보내려는 만행을 준비한다는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융노조는 이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이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얼마전 금융노조와 비공식 간담회를 통해서 소통하겠다고 했다"면서 "만일 (낙하산 인사가) 사실이라면 현 위원장도 퇴진운동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금융노조는 "6년 전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가 기업은행장에 기재부 출신을 내정하자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과 같은 것'이라고 맞섰다"며 "이들이 6년 전과 똑같은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동조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관료출신 부적격 인사의 행장 선임을 밀어붙인다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더 이상 촛불정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금융노조는 큰 소리는 쳤지만 사실상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금융노조는 은행장 인사 때마다 관치금융 반대 등을 외치며 파업도 결의했지만 제대로된 파업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노조가 은행장 반대를 주장해서 정부의 낙점인사가 물러난 적은 한차례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