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8월27일 전격 압수수색으로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76일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검찰에 첫 출석해 진술을 거부하다 8시간 만에 귀가했다.

서울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정경심 씨의 차명주식 투자와 자녀 입시비리 등에 연루된 조 전 장관을 소환해 재기된 의혹에 대해 캐물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날로부터 한 달 만이다.

조 전 장관은 검사 신문에 답변을 일절 거부하고 8시간 만에 검찰청사를 떠났다. 

검찰은 오전 9시 35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약 8시간 동안 조 전 장관이 자녀들에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지난 9월 조 전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팀장으로 조 전 장관의 전화를 받은 이광석 부부장검사 등이 신문에 참여했다.

이날 오전 9시 반경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과 지지자 등을 따돌린 채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통해 조사실로 향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에 비공개 출석을 먼저 요구했다. 대검의 공개 출석 요구 폐지 이후 비공개로 출석한 첫 전직 고위 공직자다. 피의자 인권을 강조한 검찰 개혁의 일환인 포토라인 폐지의 첫 수혜자로 기록됐다. 

조 전 장관은 이름과 나이, 직업 등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에만 답변한 이후 모든 질문에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원래 각각 사모펀드와 웅동학원 수사를 맡은 부부장검사 2명도 투입해 신문을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조 전 장관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준비한 질문을 모두 하지는 못했다.

변호인단은 조사가 끝난 직후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검찰에 진술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