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씨의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 펀드 불법 차명투자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14일 오전 의혹의 최종 종착지인 조 장관을 소환해 각종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에 한하고 있는 중앙지검 현관 포토라인 통과 대신 피의자 인권을 택해 검찰청사 지하주차장을 통해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피의자 공개소환 폐지를 결정한 검찰은 이날 오전 문자를 보내 "조 전 장관을 9시 35분부터 소환해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하고 있다"고 알렸다.

지난 8월27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한 지 79일,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날로부터 한 달 만이다.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의 15개 범죄 혐의와 대부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혐의가 소명될 경우 8개 정도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정 씨가 산 WFM 주식과 관련 뇌물혐의, 아들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조작 등의 혐의가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가 2차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알았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에프엠(WFM)은 원래 교육업체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가 투자한 뒤 후 정부의 역점사업인 2차전지로 주사업을 변경했다. 

WFM은 정 교수는 자신과 두 자녀 명의로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검찰 조사결과 정 교수가 코링크PE 실제 운영자인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에게서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지난해 1∼11월 WFM 주식 14만4304주를 차명으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말 정 교수가 WFM 주식 12만주를 장외에서 매입한 당일 조 전 장관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간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하고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이체된 돈이 주식투자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공직자윤리법상 직접투자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되고 공직자 재산 허위신고 혐의도 받을 수 있다.

정 교수가 주식투자로 올린 부당이익 2억883만2109원 또는 '호재성 정보 제공'을 WFM 측이 조 전 장관에게 건네 뇌물혐의도 적용 가능하다.

검찰은 딸(28)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도 뇌물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조 전 장관 딸은 2016년부터 6학기 동안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검찰은 11일과 13일 두차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을 소환, 조사해 관련 정황을 파악했다.

지도교수로 장학금을 준 노환중 현 부산의료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 선임 과정에 자신이 '일역(一役)'을 담당했다는 문건을 스스로 작성한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6월 부산의료원장에 선임되는 과정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이 미쳤다면 조 전 장관의 딸에게 준 장학금을 뇌물성격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딸과 아들(23)이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물을 방침이다.

딸은 2009년, 아들은 2013년 각각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증명서를 받아 입시에 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자택 PC에서 인턴증명서 파일을 확보하고 당시 법대 교수로 재직한 조 전 장관의 연루 여부를 수사해왔다.

정 교수의 공소사실에는 딸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입시에 제출한 혐의(허위작성공문서행사)가 포함돼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허위내용이 기재된 인턴십 확인서를 딸에게 건넸다"고 적었으나 증명서 발급 과정은 밝히지 않았다.

증거인멸에 관여하거나 방조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부부의 자산관리인 노릇을 한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7)씨로부터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조 전 장관에게서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국회 청문회와 셀프 기자회견에서 한 허위 발표에 대해서도 조사 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아내가 한 일이라며 자신은 모른다고 했다. 웅동학원에 대해서도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측이 작성한 운용현황보고서를 건네받아 의혹 해명에 사용했다. 정 교수가 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증거위조 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동생 조모(52·구속)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위장소송에 대해서도 연관됐는 지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학원은 부친 고 조변현씨에 이어 현재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을 맡는 등 조 전 장관 가족이 운영하는 경남지역 학교법인이다.

조 전 장관은 1999∼2009년 웅동학원 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PC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해 분석해왔다.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측에서 교사 채용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받아 관련 분야 교수에게 다시 의뢰하는 등 채용과정에도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돈을 받는데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