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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폭동 사흘째, 토트넘서 제2도시 리버풀 등 전역
2011년 08월 09일 (화) 23:00:30 윤태균 tomforest79@gmail.com

영국 경찰의 총격사망 항의시위에서 비롯된 영국 폭동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휴가를 즐기던 캐머런 영국총리는 급거 귀국했다.

인종갈등과 최빈민이 밀집된 지역에서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실업자 증가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한 경찰의 총격은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 북부의 토트넘에서 시작된 폭동이 3일째인 8일(현지시간) 런던을 비롯한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에선 차량 방화와 상가 약탈행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경찰의 초기통제 미흡으로 폭동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며 런던은 무법천지 양상으로 되고 있다. 

폭동은 영국 두 번째 대도시인 버밍엄과 항구도시 리버풀, 브리스틀 등 런던 외 주요도시로 확산됐다.

◇런던 북부에서 동부, 남부까지 방화ㆍ약탈 = 지난 4일 토트넘에서 발생한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청년 마크 더건(29) 사망사건에 대해 6일 밤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폭동으로 번진 것을 시작으로 하루만에 런던 북부 엔필드와 남부 브릭스톤 등 5곳으로 확산됐다.

폭동은 7일밤에도 이어져 차량이 불타고 상점이 약탈당한 가운데 8일에는 대낮에도 청년들의 폭동과 약탈방화가 일어나 곳곳에서 경찰과 청년들이 충돌했다.

흑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런던 동부 해크니 메어스트리에서는 8일 오후 4시20분께 흑인과 경찰이 대치상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길가에서 불심검문을 벌였고 이에 반발한 수십명의 청년들이 몰려들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청년들은 경찰 차량과 버스를 향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경찰 차량과 길가에 주차된 차량 및 쓰레기통 등을 불태웠다. 일부 청년들은 상점 창문을 부수고 집기와 물품을 끌어냈다.

또 런던 동부 그리니치 인근 레위샴 지역과 인근 페컴지역에서도 방화로 상가 건물이 완전히 전소했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이 불태워졌다.

진압 경찰이 주로 도로를 차단한 채 경찰견을 동원해 해산작전에 나섰지만 청년들은 소그룹 단위로 블랙베리 스마트폰 문자메시지(SMS)와 트위터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아 모였다 흩어지는 식으로 경찰과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다.

앞서 6일 밤과 7일 밤에도 북부 엔필드와 월섬스토, 월섬 포리스트, 이슬링턴과 런던 남부 브릭스톤에서도 폭동이 일어났다.

경찰은 6~7일 이틀간 11살짜리 소년부터 40대 중반까지 모두 215명을 체포해 25명을 기소했다. 이번 시위로 경찰관 35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버밍엄·리버풀 등지에서도 폭동 = 8일 밤 잉글랜드 북서부 항구도시 리버풀의 남부에서도 청년들이 차량 수 대에 불을 지르고 건물을 습격하는 등 폭력이 일어났다.

현지 경찰 대변인 앤디 워드는 "우리는 리버풀 거리에서 더 이상의 폭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응해 신속하고 확고히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밤 영국의 두 번째 대도시인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 중심가에서도 청년들이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서 한 곳에 방화를 하는 등 폭동이 일어났다.

버밍엄 경찰은 지금까지 폭동 가담자 등 87명을 체포했다.

잉글랜드 남서부 항구도시 브리스틀에서도 이날 폭도 150여명이 시내 중심가에서 난동을 부려 경찰이 진압에 나서는 한편 주민들에게 폭동에 휘말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폭동 발생지인 런던과 100㎞ 이상 떨어진 버밍엄과 리버풀, 브리스틀까지 폭동에 휩싸임에 따라 폭동이 잉글랜드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경찰 총격 항의 시위가 발단 = 이번 폭동은 4명의 자녀를 둔 마크 더건(29·남)이 지난 4일 토트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이 발단이 됐다.

아직 정확한 사건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더건이 탑승한 택시를 세웠고 4발 이상의 총탄이 발사됐다.

지역 주민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더건이 숨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폭동이 처음 발생한 토트넘 지역과 해크니, 브릭스톤 등의 지역은 낙후된 지역으로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곳으로 우범지대인데다 인종차별과 경찰에 대한 반감이 큰 지역이다.

토트넘 지역에서는 1985년 10월에도 한 흑인 여성이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숨지고 토트넘 경찰서 앞에서 흑인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대규모 폭동이 발생, 경찰 1명이 숨지는 등 런던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동으로 기록됐다.

여기에 정부 재정긴축으로 실업과 물가고 등으로 불만이 고조돼왔다.
폭동은 이제 사망사건과 더이상 연관이 없고 이제는 정부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정부의 긴축정책과 실업률 상승 등으로 살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의 불만이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현지 언론들은 내놓고 있다.

해크니 폭동 현장에서 야구모자 차림의 한 청년은 “이건 몇 년 동안 쌓여왔던 것이다. 그저 불씨만 있으면 됐다”며 “우리는 일자리도 없고 돈도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공짜로 물건을 얻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안 되나”라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해크니 주민 앤서니 번스(39)는 “이 아이들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으며 (정부지출) 삭감은 사태를 악화시켰다. 이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세대이며 그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더건의 약혼녀 시몬 윌슨은 “폭동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폭동은 이제 (더건 피살) 사건과 더 이상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정부 속수무책 = 6일 밤 토트넘의 평화적 시위가 폭력적 양상으로 변할 당시 시위대는 500여명으로 불어났지만 출동한 경찰은 100여명에 불과해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차단하지 못해 사건을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찰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휴가철인데다 주말이라 근무하는 경찰이 적었기 때문에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황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이날 휴가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 경찰 간부들과 대책을 논의했으며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도 오는 9일 낮 휴가지에서 돌아올 예정이라고 런던시가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휴가중이던 캐머런 총리는 휴가를 중단하고 급거 귀국해 9일 오전 비상각료회의를 소집해 폭동 및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주부터 2주 일정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휴가 중이었던 캐머런 총리는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런던 폭동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휴가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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