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열리는 평양 남북 축구경기에 나서는 월드컵 남자 축구 대표팀이 장도에 올랐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조선과 '2020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갖는다. 평양에서 남북한이 축구를 갖는 것은 29년 만이다.

축구협회는 이날 선수 25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30명의 지원인력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선수단은 베이징에 도착해 1박한 뒤 14일 평양으로 출발해 입북한다. 축구협회는 당초 북측에 방송 중계와 취재진과 응원단 파견을 타진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이틀전인 13일까지 방북 준비에 북조선의 답을 얻지 못해 답답해 하고 있다. 

응원단 '붉은악마'의 방북은 물건너 간 상태이고 중계방송 가능 여부도 학실하지 않은 상태다.

축구협회는 중계방송을 위해 국내 방송사와 취재진의 방북을 추진해왔다. 방송사들은 현지 생중계를 위해 미리 방북해 사전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이날까지 방북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생중계 계획은 무산됐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 온 정부 역시 월드컵 축구를 계기로 올스톱 상태인 남북관계 경색을 풀 접촉 기회로 기대해왔다.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다. 대북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장하성 주중 대사도 베이징 주재 조선대사관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며 축구대표팀 평양 방문을 육로 및 직항로 방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물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은 우리 측 중국 대사관에 선수단 방북을 허용하고 응원단과 중계 및 취재기자단 등의 방북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아 사실상 거부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현재까지 중계진과 취재진의 초청이 없는 것을 볼 때 북조선은 경기에 중요성을 두고 선수단이 마음놓고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조선에서는 응원단이나 생생한 생중계 등은 부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한의 붉은악마가 북측 정서나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남측에서 하던식으로 요란한 응원을 펼칠 경우 남북 대결분위기가 본의 아니게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다.

남한 응원팀인 붉은 악마의 경우 통일이나 남북단일기 사용 등 협의가 되기 어려운데다 사회주의 문화에 이질적인 자본주의 분위기가 짙은 응원 문화도 감안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가 그동안 남북단일팀이나 조선은 하나다라는 남북공동 응원과 거리가 먼 붉은악마 단독 응원을 추지해온 것도 복조선으로서는 응원단 방북 추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남한 방송사의 현지 중계가 어려운 만큼 TV 중계는 북측의 방송신호를 남측이 받는 방안도 제기된다.

중계 방송은 북조선 방송신호를 남한이 받는 방식으로 최종 협의하고 있지만 이날 현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결론이 날 듯하다고 밝혔다. 

세계축구연맹(FIFA)은 남북한 경기를 중계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남북 중계 협상이 막판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주최국이 중계권을 갖는 만큼 중계권료가 14억원을 요구했지만 남측에서는 이 돈을 부담하지 않으려 해 협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방송 중계와 관련 남한에서 평양 현지생중계를 희망했지만 북조선은 중계능력이 충분한 만큼 방송신호를 받아 중계를 하는 방안이 차라리 현실적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국은 10일 월드컵 예선 2차전에서 스리랑카에 8대 0으로 대승했다.

한편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에 대비한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1차 평가전에서 3 대 1로 역전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