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5일 검찰에 2차 소환돼 15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15시간 가운데 조사를 받은 것은 3시간도 채 되지 않는 2시간 40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서울중앙지검에 이날 오전 9시쯤 비공개로 출두해 조사를 받고 밤 11시 55분쯤 청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전날 정 교수를 불러 동양대 표창장 위조로 부산대의전원 입시에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정 교수는 이날 자정 가까이 15시간 동안 검찰청사에 있었지만 조사에 응한 시간은 2시간 40분 가량이다.

정 교수는 식사와 휴식 등 2시간 정도를 빼면 나머지 11시간은 진술 조서 열람에 시간을 보냈다.

안구 시력 상실을 했고 건강이 좋지 않다며 1차 조사 때 5시까지 조사를 받고 조사 중단을 요청해 돌아간 뒤 병원에 입원했던 정 교수는 장시간 조서를 열람해 시력상실됐다는 것을 무색하게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 교수는 변호인과 함께 출석해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조서를 열람하고 수정하기 위해 보냈다.

정 교수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3일 받은 1차 조사 당시 조서를 열람했다. 1시간여의 점심시간을 제외한다고 해도 꼬박 6시간 동안 조서를 확인한 것이다. 

정 교수는 첫 소환조사 때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조사를 일찍 중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실제 조사 시간은 약 5시간에 불과하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서열람을 마친 뒤에야 사문서위조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검찰은 오후 4시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한 검찰은 2시간 40분 뒤인 오후 6시 40분 정 교수 측 요청에 따라 또 다시 조사를 중단해야 했다.  

정 교수는 저녁 시간이 지난 오후 7시 30분부터 이날 조사받은 내용에 대해 약 4시간 30분 동안 확인했다. 

통상 조서 열람은 검찰 조사를 다 받은 뒤에 하는 게 순서다. 정 교수는 6일 변호사와 함께 검찰에 출석해 지난 3일 조사받은 조서 열람을 시작했다.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피의자가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앞서 받은 조서 열람을 하러 나온 셈이다. 정 교수가 조사에 임하는 태도는 일반 피의자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견해다.

진술조서를 열람하겠다면 피의자의 방어권 차원으로 열람 시간에 제약을 둘 수는 없다. 조서가 진술한 것과 다르게 기재돼 있으면 수정을 요구할 수 있고 수정할 부분에 두 줄을 긋고 지장을 찍는다.

조서 열람을 하며 내용을 자신의 뜻대로 고치는 등 재판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한편 검찰 조사를 지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