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모펀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 씨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재판부 임민성 부장판사는 16일 밤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달 10일 조 장관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고발이 접수되자 법 절차에 따라 검찰 수사 착수 이후 조 장관 가족 중 첫 구속이다.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인물을 구속하면서 검찰 수사에도 한층 힘이 붙을 전망이다. 조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3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시작한 지 7시간 50분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영장발부 사유로 "범죄 혐의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본건 범행 전후의 일련의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전체적인 수사경과 등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은 이날 오전 1시18분쯤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허위공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14억여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로, 2차 전지업체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가 받는 여러 범죄 사실 가운데 횡령·배임 액수가 5억원 이상의 혐의는 특경법이, 5억원 이하인 혐의에는 형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50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코링크PE 이모 대표와 코링크PE의 투자처인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엔티 최모 대표와 함께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검찰 조사를 앞두고 최모 대표와 말을 맞추려 한 것과 관련 증거인멸을 사도한 혐의도 받고 텄다. 조 씨는 웰쓰시엔티 최모 대표에게 인터넷 전화로 자금흐름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할 것을 요구하는 수성한 전화녹취록이 공개됐다.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차례 영장이 기각돼 주문했던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법원은 지난 11일 이 대표와 최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두 사람이 관련 혐의를 부인하지 않고, 이들이 모두 범행의 주범이 아닌 '종범'이라는 이유였다.

이에 검찰은 주범으로 지목된 조씨의 신병 확보에 주력해 왔으며, 14일 새벽 괌에서 귀국한 조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전날(15일)까지 2차 조사까지 벌였다.

검찰은 조씨에게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경위, 조 장관 부인 정 교수의 펀드 운용 관여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자녀와 2017년 7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는데, 같은해 2월 동생 정모씨에게 3억원을 보내 투자하도록 하며 입출금 표시에 코링크PE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KoLiEq'라고 적었다. 일주일여 뒤 정씨는 코링크PE 주식 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정 교수가 차명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펀드 운용에 개입한 것이 사실일 경우 ‘자본시장법’ ‘금융실명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조국 장관은 직접 주식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조 장관 5촌 조카는 코링크PE의 사모펀드 자금이 투자된 웰쓰씨앤티의 최태식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해관계 충돌을 언급한 바 있다. 관급공사 수주에 영향을 줬다면 직권남용 부분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정 교수는 코링크가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WFM으로부터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고 회사 경영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조 장관은 "민정수석 임명 이후 조씨의 권유로 사모펀드에 투자하게 됐고 투자처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