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이 30일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상봉 소식을 전하며 양국간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북조선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통신과 신문 등 매체들은 두 정상이 하노이 2차 회담 이후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소식을 발빠르게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정은 동지께서 6월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셨다"고 전했다.

조미 두 정상이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고 있다. 정전 협정 이후 66년 만에 적대의 선에서 평화의 악수를 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해 통일각 앞까지 동행해 적대를 넘어 북녘땅을 최초로 밟은 평화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회동이 남측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하루 남짓한 시간동안 온 지구촌의 눈과 귀가 또다시 조선반도에로 집중되고 판문점에서의 조미수뇌상봉소식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온 행성을 뜨겁게 달구며 격정과 흥분으로 열광했다"고 세계적 지도자로서 김 위원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음을 전했다.

통신은 이어 양국 정상 간 단독환담과 회담이 진행됐다며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며 조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끝장내고 극적으로 전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과 이를 해결함에 있어서 걸림돌로 되는 서로의 우려 사항과 관심사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전적인 이해와 공감을 표시하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나가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하셨다"며 회담 결과에 두 정상이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는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배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선의 대미 협상 라인 책임자가 김영철 당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역할이 교체됐음을 확인했다.

통신은 이날 수행 장면이 목격된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다른 수행 인사들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조선은 이날 두 정상의 합의 내용 보다도 극적 상봉 자체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에서 마주한 순간에 대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조미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께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역사적인 악수를 하는 놀라운 현실이 펼쳐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안내로 북측으로 월경한 것과 관련 "미국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는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되었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또 "적대와 대결의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남조선과 미국의 최고수뇌들이 분단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만나는 역사적인 장면은 전세계를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게 하였으며 오랜 세월 불신과 오해, 갈등과 반목의 역사를 간직한 판문점에서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훌륭한 친분관계가 있었기에 단 하루만에 오늘과 같은 극적인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한 발언을 전하고 "앞으로도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훌륭한 관계는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결과들을 계속 만들어낼 것이며 부닥치는 난관과 장애들을 극복하는 신비스러운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북미 정상간 스탠딩 회동은 직접 언급하지 않는 등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통신은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자유의 집 앞에서 맞이한 사실을 전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셨다"고 짧게 언급했다.

통신은 판문점 회동이 끝난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판문점 분리선에까지 나와 따뜻이 바래워드리였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제넘은 발언, 제 집일이나 잘 챙기라며 문 대통령의 제3자적 중재자론을 거부한 상황과 관련 주목되는 부분이다. 

노동신문도 이날 역사적인 조미 정상 판문점 상봉 소식을 1면을 통해 사진과 함께 비중있게 전했다. 이 신문은 판문점 '깜짝 회동'과 관련 총 35장의 사진을 게재하며 생생함을 더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대면 장면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1분 월경', 남북미 3정상 스탠딩 만남, 조미 정상 간 '단독 환담과 회동', 회담 종료 뒤 남북미 3정상 작별 인사 모습 등 역사적 장면을 시간 순으로 배열했다.

이 신문은 글 기사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짧게 다뤘다. 다만 사진에서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11장으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친밀한 분위기를 담아 배려했다.

문 대통령의 모습이 나온 사진은 자유의 집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다가 김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해 인사를 나누는 장면 2장, 남북미 3자 구도 9장이다.

예정에 없던 문 대통령의 등장에도 김 위원장이 상황에 대처하며 예를 갖춰 남한의 최고 수뇌를 배려하며 반갑게 대하는 김 위원장의 진심어린 모습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먼저 나와 기다리는 모습에서 당당한 리더십을 부각하는 대목이다.

신문은 회담 배석자인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도 공개했다.

다음은 조선중앙방송 보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