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엄마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전날 중견 배우 전미선(48)씨의 안타까운 비보 속에 빈소가 30일 차려진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전미선 씨가 가족에 대한 애정을 보인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전미선은 숨지기 전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연을 하기로 한 공연 당일에 안타까운 선택을 해 팬들의 충격이 그만큼 더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미선은 29일 오전 11시45분쯤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매니저는 전미선과 연락이 닿지 않자 호텔에 양해를 구하고 객실로 들어가 상황을 파악한 뒤 구조당국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전미선은 이미 심정지 상태로 숨진 상태였다. 119 구급대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경찰에 신병을 인계했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전미선의 방엔 외부인 침입 흔적이 없었으며 어떤 타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미선은 이날 오전 1시쯤 해당 호텔에 체크인한 뒤 1시50분쯤 아버지와 통화했다. 이후 2시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 추정 시간대에 지인들이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선은 이날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하 친정엄마) 지방공연 일정을 위해 전주에 내려와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엄마와 2박3일 전주공연’을 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객실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 전씨 일행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미선은 최근 가족 중 한 명이 숨지고 어머니마저 병상에 누워 있는 상황이어서 심리적 우울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선의 소속사 보아스 엔터테인먼트는 “전미선 씨가 운명을 달리했다”며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길 바란다”며 "충격과 비탄에 빠진 유가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비보에 ‘친정엄마’ 측은 당일 오후 2시 공연을 취소하고 배우 이서림으로 주연을 변경해 오후 6시에 공연을 진행했다.

전미선의 유작이 된 영화 '나랏말싸미' 측도 "고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추후 영화 관련 일정은 논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미선은 KBS 2TV 새 월화극 ‘조선로코-녹두전’에 캐스팅이 확정된 상태였다.

고인은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뒤 '만남' '전원일기'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서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주연보다 돋보이는 조연 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90년대 후반 슬럼프를 겪었지만 2000년 개봉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통해 재기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 '인어아가씨'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등에 출연하며 중견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영화 ‘연애’ 촬영감독인 박상훈씨와 2006년 12월에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