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폭력시위를 이유로 양대 노총의 한 축인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됐다. 노동계와 정부간 이어져온 밀월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간부 3명 구속에 이어 민노총 위원장까지 구속하면서 노동계는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민주노총은 즉각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라며 노정관계 파탄 선언이라며 총파업 예고 등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노정관계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민노총 위원장의 구속된 날은 역대 정부에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대통령 부인까지 나서 재벌기업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한 다음날 벌어진 일이다.

정의당은 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은 노동자에 대한 구속은 민노총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1일 김명환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사)를 진행하고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김명환 위원장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21일과 올해 3월 27일부터 4월 3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국회 앞 민주노총 집회에서 차단벽을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적용했다.

◇ 민노총 국회 앞 시위는 문재인 정권의 반 노동정책이 자초 = 김 위원장이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는 것은 과잉 판단이란 지적이다. 군사정권 때는 화염병과 투석 시위가 있었지만 이후 폭력시위는 역풍도 거세 민노총 지도부 차원에서 폭력시위를 피하고 있다. 일부에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했더라도 민노총 차원의 폭력집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불참하면서 정권의 반노동정책에 비판수위를 높이자 이를 꺾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는 노동존중을 표방하다 집권하자 탄력근로제 도입과 최저임금공약 파기 등 노동정책이 퇴행하면서 노동계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민주노총은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존중 세상은 없다"며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것은 민주노총의 저항을 짓밟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를 유지하려는 저의"라며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노동탄압 정부를 상대로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6월 울산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민주노총 전조직의 총파업 투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구속 시도를 노정관계 파탄 선언으로 규정했다.

2020년 최저임금 심의에 맞춰 투쟁을 조직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의 본격적인 심의 기간인 이달 말∼다음 달 초 전국 동시다발 투쟁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사노위를 제외한 각종 노사정 사회적 대화도 파탄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뺀 일자리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 文 '노동존중' 국정기조 파기, 친재벌 노골화,, 김 여사까지 나서 대기업 청와대 초청 = 민노총 위원장의 구속으로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노동존중 사회 공약도 사실상 파기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약 당사자인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국정농단 주범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올해까지 모두 4차례나 만나면서 사실상 국정농단과 적폐척결의 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에 이어 김동현 전 경제부총리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홍영표 더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줄줄이 이재용 부회장을 찾았다. 급기야는 역대 정부에서는 전례가 없는 대통령 부인까지 나섰다. 

김정숙 여사는 20일 비공개리에 재벌기업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알리지 않았다가 한 언론에 의해 알려지자 사회적공헌을 한 삼성전자, SK, 롯데 등 4개 대기업을 초청해 격려했다고 밝혔다. 시중에서는 행정부 수장도 아닌 김정숙 여사까지 나서 문재인 정부의 친재벌 행보에 가세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민주노총과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주노총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김명환 위원장 구속영장 신청 철회 탄원서에 서명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1995년 권영길 위원장 △2001년 단병호 위원장 △2009년 이석행 위원장 △2015년 한상균 위원장에 이어 5번째로 구속된 민주노총 위원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