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중앙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돼 조국을 위한 열정으로 청년의 삶을 불사르며 조국의 제단에 몸을 바친 그 이름, 고 이내창 열사"

30년 전 1989년 8월 거문도 앞 바다에 시신이 떠올랐다. 그 날은 평양 국제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고 분단의 선(휴전선) 판문점을 임수경과 문규현 신부가 판문점을 넘어오던 날이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현충일인 6일, 중앙대 안성교정 예술대학 조소과 강의동 전시관에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중앙대교수협의회와 ‘이내창 기념사업회’, 사진집단 '현장', 예술대 조소과가 30년 전 의문사한 이내창 전 총학생회장 30주기 사진전을 열었다.

"그리워서, 아직도 그리워서, 그도 우리가 그리워서" 사진 한 점 한 점, 부족하지만 수 점의 사진을 모아 스물일곱의 나이에 타살 의혹을 짙게 남긴 채 숨진 열사를 다시 만나는 자리가 마련돼 그를 추억하는 동료들과 선,후배, 그리고 후배들이 그의 넋과 뜻을 기리고 계승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내창 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6일~10일 안성캠퍼스, 11일~13일 흑석캠퍼스에서 사진전을 이어간다.

개막식에는 이내창 열사와 대학생활을 함께하며 당시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하며 청춘을 불살랐던 학생들이 어느덧 30년 만에 다시 이내창 열사와 만남을 가졌다.

개막식에는 휴일에도 나와 작업에 한창이던 조소과 1,2,3,4학년생들이 붓과 조각도를 잠시 내려놓고 전시실에 대거 모였다.

30년 전 이내창의 삶, 30년 뒤의 또다른 제2, 제3의 이내창 열사의 고귀한 정신은 강물처럼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내창 기념사업회의 노용헌 전 사무처장은 전시를 기획하고 30년 전의 자료와 사진을 한 점 한 점 되살려내 그 날을 기억할 수 있게 했다.

일부 재학생들은 ‘이내창 열사를 혹시 아느냐’는 질문에 "사진을 걸며 전시회를 준비하는 기념사업회원들과 함께하며 30년 전 이 열사가 가고자 했던 길과 삶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사진전을 둘러본 한 시민은 "사진을 하나하나 둘러보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며 순간 눈물이 핑돌았다"며 "열사가 추구했던 가지와 삶은 현재도 이어져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얼굴도 못본 30년 전 선배의 삶을 잠시나마 기억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으로 대 선배의 뜻을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시간을 내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고(故) 이내창 열사는?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청구초등학교(1976)와 대경중학교(1979), 중동고교(1981)를 졸업(1976)하고 군에 입대해 제대(1985) 후 1986년 중앙대 예술대 조소과에 입학했다. 조소과학생회장(1988년)으로 학과동아리 '민족미술연구회'를 창립했다. 열정적인 학생회 활동으로 '청년미술대학 여름한마당'을 개최했다. 1989년에는 중앙대 안성교정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수원지역 대학생협의회 결성에 주도적 활동을 하면서 공안기관의 감시와 미행을 받았다. 특히 임수경 방북과 관련해 공안기관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그해 수대협 8.15 행사를 준비를 위해 학교를 나섰다가 실종된 뒤 멀리 거문도의 해변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돼 공안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고귀한 넋과 정신을 기리조자 '의문사한 반미 자주 열사' 이철규 열사(전남 조선대)와 민족해방 열사 이내창 열사  의형제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