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을 앓고 있던 40대 가장이 라보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20km 역주행하다가 마주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해 3살 아들과 자신이 숨졌다.

특히 마주오던 승용차 운전자인 20대 여성은 이달 말 결혼을 앞두고 미리 구해놓은 신혼집에서 출근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5일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4일 오전 7시34분께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박모(40) 씨가 라보 화물차를 몰고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으로 부닥쳤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의 라보 화물차는 이날 새벽 3시34분께 경부고속도로 남양산 톨게이트를 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해 오전 7시15분께 '당진∼대전고속도로' 충남 예산 신양IC 인근까지 정상 운행했다.

박 씨는 그러나 7시16분께 당진 방향으로 운행하던 차를 돌연 반대로 돌려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20km 이상을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즈음 박 씨의 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은 비상이 걸렸다. 박 씨 부인은 남편과 세살 아들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오전 7시 26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의 부인은 경남경찰청에 "남편이 조현병 치료를 받은 환자인데 약을 먹지 않아 위험하다"고 신고했다.

앞서 오전 7시19분께부터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역주행하는 라보 트럭이 있다"는 신고가 수차례 접수됐다.

또 경남경찰청은 박 씨 부인의 신고를 받고 오전 7시31분께 충남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어 화물차 운전자 박 씨 차량 수색에 나섰다.

역주행을 본 목격자 렉카 운전자는 5일 'SBS' 뉴스에서 "1차선에서 경찰차가 계속 사이렌 켜고 오더라고요. 뭔 일인가 봤더니 라보(화물차) 차량이 1차선에서 안쪽으로 역주행하면서 빠방 거리면서 경적을 울리면서 계속 오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라보 트럭은 역주행을 계속하다 마주오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박 씨와 세살된 아들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포르테 운전자 최모(29) 씨도 숨졌다.

특히 회사원인 최 씨는 이달 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로 차 안에서는 아직 보내지 못한 많은 청첩장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최 씨는 사고 전날일(3일) 경남 밀양에 구해놓은 신혼집에서 자고 오전 일찍 출근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조현병을 앓다가 최근 증세가 호전되자 2개월 전부터 약 복용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