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에 대해 법원이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김 대표와 함께 구속 심사 대상에 오른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김 사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 측의 꼬리자르기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바 문제를 직접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재용을 향해 가던 상황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24일) 김태헌 사장에 대한 영징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25일 “다툼의 소지가 있다”며 김 대표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5일 회의 소집이나 김 대표 참석 경위, 회의 진행 경고, 이후의 증거인멸이나 은닉 과정, 김 대표 직책 등에 비춰 보면 증거인멸 교사 공동 정범 성립 여부에 다툴 여지가 있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 대표 주거나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원은 김 대표와 함께 구속 심사 대상에 오른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앞서 삼바 인천 송도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통해 공용 서버를 직원이 집에 숨기거나 회사 사무실 마루바닥 아래에 숨기고 휴대폰이나 컴퓨터에 이 부회장 관련 검색기록 삭제 등을 한 사실을 파악했다.

김 대표 등은 바이오로직스가 삼성 바이오에피스 등 자회사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