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는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회사채를 상장폐지한다고 공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해 재벌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한화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달 29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 사업 중단을 공시한 직후 이 회사의 상장채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23'을 이달 16일 상장 폐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 '주된 영업활동 정지'를 상장폐지 근거로 들어 면세점 사업이 주된 사업으로 봤다.

이는 한화 측이 공시에서 면세점 사업 비중이 작년 매출액 기준으로 56.67%를 차지한다고 밝힌 것에 근거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상장사가 주된 영업활동을 정지할 경우 그 회사 채권을 상장 폐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는 다음날 공시를 번복했다.

하루 뒤 한화 측은 "면세점 사업 비중이 작년 총매출 기준으로 37.86%이다. 본래 주력은 백화점 사업"이라고 공시를 변경했다.

이에 거래소도 같은 날 이 회사 회사채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상장폐지 발표를 뒤집었다. 한화 측의 이의제기에 거래소가 화답한 꼴이다.

거래소는 '주된 영업활동'의 판단 기준과 관련해 거래소의 상장규정 시행세칙에는 '매출액 등을 고려한다'고만 나와 있을 뿐, 총매출은 전혀 언급이 없다.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결정을 뒤집는 거래소 등 금융당국의 조치에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란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총매출 기준으로 면세점 사업이 '주된 영업활동'이 아니라는 한화 측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타당한 지를 따져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