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악 저지하자" "ILO 협약 비준하라" "비정규직 철폐하자"

서울광장에 노동조합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며 노동자들의 함성이 서울 도심에 가득 울려퍼졌다.

1일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한 제 129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민주노총 조합원 2만5000명이 집결한 가운데 열린 노동절 기념식은 문예 일꾼들의 민중의 노래 대합창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의 문제를 타개하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노동자들은 이날 ▲국제노동기구(ILO)협약 비준, ▲노동법 개악 철회, ▲최저임금 1만원 보장, ▲비정규직 철폐 등 문재인 정부에 제대로 된 노동정책 실현을 촉구하며 반노동 친재벌 회귀 정책을 집회 내내 규탄의 목소리를 토했다. 

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129년 전 선배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추고 자본과의 피어린 투쟁으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고자 했듯이, 우리 민주노총 노동자들도 노동개악에 맞서는 힘찬 파업 투쟁을 조직해 제대로 된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참가 조합원들은 손에 손에 구호피켓과 머리띠를 두른 채 24도를 웃도는 더운 봄날씨에도 땀방울을 흘리며 집회자리를 지키며 김 위원장의 열변에 귀를 귀울였다.

김 위원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의 자본가들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 성급하다고 29년째 아우성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경영권이 위협받는다며 노조 공격권마저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노동 기본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낡은 천민자본의 시대를 끝장내고 헌법이 정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자"며 "노동자의 삶을 끝도 모를 불안의 나락으로, 차별의 수렁으로 밀어 빠뜨린 비정규직을 완전히 철폐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90%의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과 더불어 민주노총 모든 힘을 모아 비정규직 세상을 멈춰 바꿔내자"며 "우리의 투쟁으로 사회 대개혁의 길을 개척해 갈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사회개혁에 앞장 설 것임을 강조했다.

최연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과 김영섭 강원본부장이 단상에 올라 "민주노총은 노동자 대표를 선출하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가 공중파 방송을 통해 중계되고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최연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모든 배제와 차별을 없애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촛불정신은 좌절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노총은 16개 산별연맹위원장들이 단체로 연단에 올라 세계노동절 선언문을 한 부분씩 순서대로 낭독하며 노동자의 전진을 다짐했다. 참석 조합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선언문 낭독에 힘을 보탰다.

집회가 끝난 뒤 노동자들은 시청앞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벌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의당 심상정, 이정미, 윤소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민중의 노래가 장엄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전국 주요도시에서도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를 집중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