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1조 6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측에 요청한 5000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여서 정부가 대기업에 대해 특혜를 제공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최저임금에 대해 차등적용을 검토하는 정부가 대기업에 대해서는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나서기로 해 정권의 반노동 성향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원을 떠맡게 된 산업은행 노동조합도 이같은 위험을 산업은행에 지우는 것에 비판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는 이같은 파격적 지원에 대해 하루빨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올해 안에 매각을 마친다는 계획에서라는 설명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3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모두 1조6,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방안은 영구채 매입 방식으로 5000억원을 지원하고 급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개념의 신용한도는 8000억원을 책정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가 신뢰할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을 고려해 채권단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시장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해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 요인을 줄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지원 방안이 확정됨에 따라 채권단은 조만간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 MOU을 맺고, 아시아나항공 공개 매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올해 안에 인수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까지 통매각한다.

재계에서는 아직까지 인수의사를 밝힌 곳은 없지만 현재는 한화그룹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방위산업이 주력 사업인데다 항공기 엔진부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장점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항공과 정비 등에서도 시너지가 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한화는 공을 들여온 롯데카드 인수에 불참해 1조원대 자금을 확보한 것도 아시아나 인수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채권단은 실사 등을 거친 뒤 오는 6월쯤 입찰 공고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재벌기업에는 물량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노동분야에 대해서는 짜디 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의 정권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이유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 노동계의 시각과 거리가 먼 발언을 내놔 파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