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매체들은 24일 오전 김정은 위원장이 조.러 정상회담차 러시아로 출발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북조선 전역에 방송되는 조선중앙방송 라디오는 이날 오전 6시 정각 첫 뉴스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시기 위하여 4월 24일 새벽 전용열차로 출발하시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방러하는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과 25일 수뇌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리 대통령이 방러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우샤코프는 "이 회담은 우리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의 첫 번째 접촉이며 이달 상반기에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이후 김 위원장의 첫 번째 외국 방문"이라며 "이 회의에서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됐고 그가 재선 이후 첫 번째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형식에 대해 "전형적인 것"이라면서 "먼저 축소 회담(1대1 회담)이 이루어지고 그 뒤 대표단이 참석하는 회담(확대 회담)과 공식 연회가 열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회담 뒤 합의문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우샤코프는 "(회담 뒤) 문서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계획된 바 없다. 공동 성명은 검토되거나 계획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선 "핵심 관심은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간 경제협력 논의도 주요하게 논의 될 전망이다. 

우샤코프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양측은 대화 지속에 대한 태도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러한 태도와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달 동안 한반도 상황은 다소 안정화됐으며 이는 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조치로 가능해졌다"면서 "이같은 배경에서 북과 한국·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도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조선의 비핵화 노력이 조선반도 정세 안정에 크게 기여했음을 평가한 것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11분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24일 새벽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도 1면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을 받고 환송 인파에 손을 흔들어 답하는 사진 5장과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출발 시간대는 사진은 주위에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것으로 미뤄 자정이 조금 지난 시점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24일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9시40분) 조러 국경을 넘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연해주 주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24일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9시40분)께 북러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오후 6시께 블라디보스톡역에 도착할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약 1200㎞를 열차로 가는데 선로사정 등의 이유로 20시간 이상 걸린다.

김 위원장의 선대 조상도 러시아 방문에 열차를 선호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2년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해 러시아를 세 차례 방문할 때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2001년 모스크바 방문 때는 무려 왕복 2만㎞를 달리는데도 전용열차를 이용했다. 이 때문에 보수 일각에서는 김 국방위원장이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억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김일성 주석 역시 생전 모두 9차례 러시아 방문을 모두 열차로 방문했다. 

조선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출발 소식을 자정 이후 출발한 점을 고려하면 6시간여 만에 신속하게 보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보도 시간과 관련 통상 최고존엄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시차를 두고 보도해온 과거 관례에 비해 사실상 실시간 보도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