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이 선거제 개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23일 추인했다. 전날 패스트트랙에 전격 합의한 지 하루 만이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앞 시위와 국회 철야농성에 돌입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 지도부가 전날 합의한 패스트트랙을 추인, 의결했다.

이에 따라 사법개혁안과 선거제 개혁안은 첫 고비를 넘어 본격적인 입법절차에 돌입한다.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혁안'을 24일 정개특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름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권미혁 민주당 대변인은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설명한 뒤 아주 짧게 의견을 나눴다며 합의안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개혁안 외에 민생관련 법안을 같이 진행했으면 좋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민생법안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서는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설득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은 선거제 개혁을 가장 먼저 제안한 당답게 패스트트랙을 신속하게 추인했다. 정의당

이날 바른미래당은 가장 큰 변수여서 여야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바른미래당은 추인안을 12대 11, 한 표차이로 극적으로 추인을 통과시켰다.

바른미래당 의총은 시작부터 내내 민주당계와 미래당계가 대립했다. 의결정족수를 과반수를 할 지, 2/3로 할 지 회의 시작부터 팽팽하게 의견이 맞섰다.

유승민, 하태경, 지상욱, 김중로 의원 등은 이날 의총을 시작하기 전부터 항의했다. 지 의원은 "오늘로서 김관영 의원을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논란 끝에 표결에 들어가 참석 23명 가운데 과반인 12명이 찬성표를 던져 반대보다 1표 차이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내부 진통 끝의 추인이지만, 민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미래를 위한 차선의 결정임을 확신한다"고 평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동지들과 심각하게 논의해볼 것"이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 여운을 남겼다.

유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3분의 2이상이 아니기에 당론은 아니다"며 "당의 의사결정을 이렇게 1표 차이 표결로 해야한다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언주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25일까지 이틀간 국회에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청와대 앞으로 몰려가 '패스트트랙 저지 및 의회주의 파괴 규탄'을 위한 기자회견도 개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신설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 강화해서 결국 문재인 정권 마음대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말 안 듣는 사람을 숨도 못 쉬게 하는 제도"라며 "오늘부터 일단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자한당은 이번 주말에도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 오는 27일에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소속 의원 전원과 당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ALL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다시 열고, 가두행진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