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 1일 벌금 200만원을 구형받은 안승남 구리시장에게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 구리시 당원협의회(위원장 나태근)와 전현직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등 6명은 기자회견을 갖고 구리시장 안승남 씨가 구형 공판을 앞두고 검찰 측에 안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실 확인서를 제출한 전 구리시의회 부의장 진화자 씨를 전화로 협박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여성을 겁박하고 사법부를 우롱한 안승남 시장은 구리시민에게 사죄하고 시장직에서 즉각 물러나라"며 당 차원에서의 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구리시 간부 공무원들은 나서 사무용 공간이라며 기자회견을 저지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기자들과 자유한국당 전현직 시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나서야 겨우 회견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안승남 시장은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증거로 제출한 참고인들에게 '내가 한 번 물면 끝까지 가는 것 잘 알지 않느냐, 왜 다 된밥에 재를 뿌리는 거냐'는 등의 말들로 겁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안 시장으로부터 협박을 당한 전직 시의원은 2명이라고 전했다.

재판 중인 피고인이 검찰 측 증인에게 전화를 하는 것 자체가 사법절차상 용인되기 어려운 행위라는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현장을 목격한 출입기자들은 "시청 공무원들이 과잉충성하면서 벌어진 촌극"이라고 전했다.

출입기자들과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안승남이 시장에 취임한 이후 실시한 시 간부인사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언제 그만두게 될 지 모를 위기감에 처한 안 시장이 자신이 있는 동안 측근 챙기기 인사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이 많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을 적극적으로 막고 나선 엄모 국장은 지난해 안승남이 취임 한 뒤 올해 초 1년도 안돼 국장(4급)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A씨는 '사실확인서에 적시된 내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경기연정사업과 관련해 안시장측 증인으로 나섰던 최모 전 남양주부시장의 증언에 반대되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그 내용은 테크노밸리 유치 활동 당시 경기도부지사실에서 남양주대표로 참석한 최씨와 나눈 내용으로 그 자리에는 나(A씨 본인)와 전 구리시시의원 B씨, C씨 외에 당시 경기도부지사와 최씨가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구리시 공무원들이 일반인까지 포함된 단체 카톡방에서 정치성 발언을 주고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품위유지 의무에 위배되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 일부 공무원은 발언 수위가 높아 시정 잡배 수준의 품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톡방 대화의 한 부분이다.

“생각보다 약한 것 같네요, 조짐이 좋습니다. 점심 맛있게 하세요 조짐이 좋아요”(엄민영)

“그러게요,  어느너무 밴드에서는 천만원이다 어쩐다 널뛰기 뻥튀기하더니 ... 이 기회에 뻥치고 허위사실 유포한 쓰레기들 싹 청소합시다”(최아경)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5월 구리시 유채꽃 축제를 앞두고 문화공연에 나설 가수들의 출연을 갑자기 취소하는 일도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구리시공무원 카톡방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가 운영하는 연예부 소속 문화공연 가수들이 출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

해당 매체는 시기적으로 단톡방에서 부적절한 대화내용을 보도한데 대한 보복성 조치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전개된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구리시 행정이 안승남 개인을 위한 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안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직후 허가가 불가능한 지역에 특정교회를 위해 '납골당 사업 허가'를 조건부로 내줘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안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하자마자 한달도 채 안돼 구리시내 돌섬마을의 밀알교회에 납골당 설치를 조건부로 전격 허가했다. 

안 시장은 퇴근했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여 허가절차를 밟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부서 팀장은 허가가 난 뒤 과장으로 승진했다. 

수년 동안 농지법 위반 등으로 해당 교회 목사가 수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 등 불법행위가 벌어진 곳에 오히려 허가를 내준 것.

이 교회에는 안 시장을 6월 지방선거에 앞서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에서 당시 안승남 예비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순 전 구리시장이 교인(장로)으로 등록된 곳으로 알려졌다.

안 시장이 허가 조건이 안되자 조건을 달아가면서 이해할 수 없는 행정 절차를 강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구리시청 앞에서 안승남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이 교회는 허가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납골당 공사를 강행하던 중 시공업체가 공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전개된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구리시 행정이 안승남 개인과 특정인을 위해 공공성을 상실한 채 개인 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구리시는 본지가 단독 보도한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중 경찰서장과 구리시장 독대와 술자리했다는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흠집내기 하면서 개인적 입장문에 불과한 내용을 구리시보도자료로 포장, 보도하도록했다가 관련자료를 보도한 언론사들이 줄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초 법원의 선고 일시가 다가오면서 불안감에 초조한 안승남 시장의 심리를 이해한다 해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게 행정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구리시 간부들의 단톡방내 정치적 발언과 관련 '공무원의 정치중립'과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에 해당하는 지,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준수하도록 관리책임이 있는 안승남 시장의 직무방임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공무원 정치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기관감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