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됐다.

조선은 최고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남한의 정기국회에 해당)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에 재추대하고 김정은 지도체제 2기 출범을 알렸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제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무위원장직에 다시 추대됐다고 12일 밝혔다.

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1일 회의가 4월 1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를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지난 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남한의 국회의원에 해당) 선거를 실시해 김정은 2기를 이끌어 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선출한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영남 위원장에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교체됐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91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해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오른 이후 2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무위원회 제1 부위원장직을 신설했다. 신임 국무위원회 제1 부위원장에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선임됐다. 최 부위원장은 당과 국무위원회에서 2인자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자세한 내용은 소개되지 않았지만 사회주의 헌법을 수정했다고 조선 언론들이 전했다.

조선은 이번에 사회주의 헌법을 보완해 상임위원장에 부여된 국가수반 지위와 위상을 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는 헌법상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이 국가수반으로 역할해왔다.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국무위원장 아래로 신설된 제1부위원장 직을 겸직하게 돼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국가수반 역할을 보좌하며 덜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과 추종국, 유엔의 가혹한 대북제재 속에서도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자립경제 발전에 대한 평가와 인민을 위한 경제발전을 계속하기 위한 의지와 방침도 내보였다.

양형섭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극악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전화위복의 기적을 창조해나가는 공화국의 자랑찬 현실"이라고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에 형성된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감안해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으면서도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조선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부위원장은 "노동당의 전략적 노선이 빛나게 관철됨으로써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성취되고 우리 공화국은 세계 정치 구도의 중심에 당당히 올라섰다"고 핵보유국의 당당한 지위를 확인했다. 조선은 북침을 공공연히 외쳤던 미국과 전쟁위기로 치닫던 아슬아슬한 위기 속에서도 화성 14호 시험발사를 끝내고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과 함께 조선 역사에 핵보유국 원년으로 기록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조선반도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 놓으려는 노동당의 숭고한 애국 의지와 결단에 따라 3차례의 북남수뇌상봉과 회담이 진행되고 북남관계의 대전환을 위한 주동적이며 과감한 조치들을 연이어 취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대미협상 라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최선희 부상은 이번에 국무위원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앞으로도 역할이 클 것임을 예고했다.

최 부상은 1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도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에 직접 보선됐다. 

또 '경제 사령탑'인 내각 총리 자리에는 전날(1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이 된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회 위원장이 발탁됐다. 80대의 박봉주 내각총리는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제사령탑이 80대에서 60대로 한층 젊어졌다. 

과학·교육을 담당하는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의장으로 선출됐다. 최태복 의장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신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선서'를 통해 "무능력한 사업태도, 만성적인 형식주의와 보신주의, 소방대식 일본새와 단호히 결별하며 적들의 가증되는 제재봉쇄를 자강력 증대의 기회로 반전시켜나가는 능숙한 조직자, 완강한 실천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