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죄 처벌 조항이 헌법에 불합치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낙태죄는 국가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현행 낙태죄에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7년 전 4대 4로 합헌 판결을 낸 바 있던 헌재가 사회의식 변화를 반영한 판결을 한 것이다.

헌재는 이날 7 대 2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사실상 위헌이지만, 즉각적 법률 무효화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결정이다.

이날 심판에서 9명의 재판관 중 헌법불합치 4명, 단순위헌 3명, 합헌 2명의 분포를 보였다.

이날 결정에서 유남석 서기석 이선애 이영진 재판관이 헌법불합치, 이석태 이은애 김기영 재판관이 단순 위헌, 조용호 이종석 재판관이 합헌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위헌정족수는 단순 위헌과 헌법불합치 의견을 합해 6명이 찬성하면 된다.

이로써 형법에 낙태죄가 규정된 지 66년만에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사라지게 됐다.

헌재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낙태죄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이 기간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21년 1월 1일부터 낙태죄 규정은 전면 폐지된다.

현행 자기낙태죄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 동의낙태죄는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하면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한다.